영업정지·주파수 경매…통신업계, 전운 드리운 8월

통신업계가 `8월 대첩`을 앞두고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휴가철이 겹친 8월은 전통적인 비수기지만, 올해에는 KT의 신규가입자 모집금지, 롱텀에벌루션(LTE) 광대역 주파수 경매 등 굵직한 이슈가 이어져 숨돌릴 틈이 없는 격전이 예상된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통신 3사는 8월 한달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회사의 명운이 걸려 있다는 각오로 대전에 임할 태세다.

당장 눈앞에 닥친 건 30일부터 시작되는 KT의 단독 영업정지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로선 경쟁사의 가입자를 빼앗아 올 절호의 기회지만 상황이 여의치만은 않다. 처음으로 단독 영업정지 결정을 내린 만큼, 이 기간 동안 방송통신위원회의 과도한 보조금 감시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올해 초 순차 영업정지 기간 동안 서로 가입자를 빼앗는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면서 방통위가 규제기관으로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며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가 KT 영업정지 기간 동안 방통위 눈 밖에 벗어나는 행태를 보이다간 철퇴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좋은 기회를 그냥 흘려보낼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특히 KT와 치열한 LTE 가입자 수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LG유플러스 입장에선 치밀한 전략이 요구된다. `경쟁사 영업정지나 가입자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고객 가치를 최대한 높이겠다`는 것이 공식적 입장이지만, 이 기간 롱텀에벌루션 어드밴스트(LTE-A) 가입자 유치에 상당한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G2` 국내 출시 일정도 이 기간과 맞물릴 가능성이 높다.

KT는 KT대로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T 수도권 영업본부 한 관계자는 “신규가입자 대신 기기변경 등을 유도해 기존 가입자 지키기가 우선”이라며 “또 각 영업본부별로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의 차별적 보조금 제공 행위가 없는지에 대해 철저히 모니터링해 위법한 사항이 있을 경우 이를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오는 2일 할당 신청 접수가 마감되는 LTE 광대역 주파수 경매는 향후 수년간 통신사의 네트워크 경쟁력을 좌우하는 사안이다. 경매 방식이 논란의 중심에 있던 `1.8㎓ KT 인접대역`을 포함하거나 배제하는 두 가지를 모두 담고 있어 경우의 수가 상당히 복잡해졌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경쟁사 대비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자사 네트워크 효율성을 높이면서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출혈하지 않는 등 세 요소를 모두 확보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경쟁사 전략까지 감안하면 경매 시나리오만 수십가지가 나온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지금까지는 인접대역 할당을 주장하는 KT에 대응하기 위해 사실상 `묵시적 연대`를 이뤄왔지만, 이제부터는 두 회사 간의 눈치 싸움도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회사는 경쟁사 전략 정보 수집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파수 경매는 접수 마감 후 적격검토를 거쳐 세부시행계획이 확정된 후 8월 넷째 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50회까지 3% 이내의 증분액으로 오름입찰을 진행하고 그래도 끝나지 않을 경우 한차례 밀봉입찰로 결론이 난다. 그 때까지 인접대역 할당여부는 알 수 없는 구조다. 통신업계의 여름도 경매 종료와 함께 끝나게 된다.



통신업계 8월 이슈 일정

영업정지·주파수 경매…통신업계, 전운 드리운 8월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