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수수료 정책 변경에 온라인 광고업계 "새우등 터진다"

구글의 수수료 정책 변경에 온라인 광고업계가 한숨짓고 있다. 중소 대행사들은 광고주와 글로벌 인터넷 기업이란 두 `갑` 사이에 끼여 제대로 하소연도 못하는 상황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금까지 광고주에게서 받은 광고비 중 일부를 수수료로 직접 대행사에 지급해오던 관행을 깨고 수수료 지급을 전면 중단했다. 광고를 집행하는 광고주에게서 대행사가 수수료를 받으라는 얘기다.

우리나라 광고 시장은 광고주가 포털이나 인터넷 사이트 등 매체에 광고비를 지급하면 매체가 광고대행사에 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다. 이는 우리나라 등 아시아 일부 국가에 남아 있는 관행적 구조다. 구글도 우리나라에서 한동안 이런 관행을 따르다 이번에 광고주가 대행사에 수수료를 내는 해외 관행에 맞춰 정책을 바꿨다.

문제는 광고대행사에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아온 광고주가 구글 정책이 바뀌었다고 해서 광고대행사에 비용을 집행할 의사가 없다는 점이다. 최대한 비용을 줄이려는 광고주로서는 새 지출 항목을 만들기를 꺼린다. `을`인 대행사는 광고주에게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기 어려운 처지다.

다른 포털은 여전히 매체가 대행사에 수수료를 주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광고주로선 전체 광고에서 구글 광고만 따로 떼어 비용을 집행해야 한다는 점도 골칫거리다. 결국 구글 사이트에 싣는 광고는 대행사가 거의 `서비스`처럼 대행해 주는 사례까지 나올 것이라는 하소연이다.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구글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크지는 않다. 하지만 최근 구글의 디스플레이 광고 네트워크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유튜브가 동영상 시장을 석권하면서 구글 영향력은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의 90%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를 택하면서 모바일 시장에서 구글 영향력은 더 높아지고 있다. 광고주나 대행사로서도 구글 광고 플랫폼의 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서건 한국온라인광고협회장은 “국내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바꾸면서 대행 수수료를 제대로 못 받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며 “글로벌 대기업 구글에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광고대행사는 구글과 협력, 구글이 제시한 매출 목표를 올리면 인센티브를 받기로 했다가 난감한 처지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 정책 변경으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영업은 영업대로 뛰고서도 인센티브도 받을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커져서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구글의 사업거래 구조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