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R&D사업, 특허건수만 늘고 활용실적 줄어

정부 연구개발(R&D) 사업 성과가 양적으로는 늘어났지만 이를 활용하는 실적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12 회계연도 재정사업 성과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R&D 담당 양대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27개 사업을 대상으로 2010∼2012년 국내 특허등록 성과 대비 기술실시계약 성과를 분석한 결과 특허등록 건수는 연평균 43.8% 증가했지만 기술실시계약 건수는 12.5% 감소했다. 이 중 6개 사업은 기술실시계약이 단 한 건도 없었다.

각 연도별로 두 부처의 R&D 사업 특허등록 건수는 2010년에 960건, 2011년 2044건, 2012년 1985건을 기록했다. 반면 기술실시계약 건수는 2010년 666건에서 2011년 610건, 2012년 510건으로 계속 줄어들었다.

부처별로 보면 미래부 사업이 2010년 163건에서 2011년 158건, 2012연 134건으로 연평균 9.3% 줄었고, 산업부 사업은 2010년 503건에서 2011년 452건, 2012년 376건으로 연평균 13.5% 감소했다.

세부사업별로는 미래부의 정보통신미디어산업 원천기술개발(-40.1%), 원자력기술개발(-13.7%), 산업부의 글로벌전문기술개발·주력및신산업(-24.6%), 그린카 등 수송시스템산업 원천기술개발(-23.0%) 등이 기술실시계약 건수 감소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부의 나노소재 기술개발, 우주핵심 기술개발, 글로벌전문기술개발·정보통신, 기초연구실지원과 산업부의 슈퍼소재융합제품 사업화, 신성장동력장비 경쟁력강화 등 6가지 R&D 사업은 2010∼2012년 3년간 기술실시계약 건수가 단 한 건도 없었다. 건수는 줄었지만 계약 규모는 2010년 712억여원에서 2012년 1019억원으로 43% 증가해 건당 계약 규모는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일부 사업은 특허성과의 증가에도 특허성과를 활용한 기술실시계약이 전혀 없거나 감소했다”며 “관련 법률을 개정해 국가 R&D 사업의 성과활용 실태를 체계적으로 조사·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실시계약=R&D 결과물의 사용·양도·대여·수출에 관해 체결하는 계약으로, 대부분 특허에 대한 사용계약으로 이뤄진다. 이번 평가 대상 27개 R&D 사업에는 2012년에만 미래부 산하 15개 사업이에 8481억원, 산업부 12개 사업에 1조3123억원 등 2조1604억원이 투입됐다.

2010~2012년 미래부·산업부 산하 R&D 사업 특허등록·기술실시계약 건수

정부 R&D사업, 특허건수만 늘고 활용실적 줄어


황태호기자 thhwna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