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1년 마르코니가 대서양 횡단 무선전신을 성공하면서 인류는 전파로 공간의 제약 없이 의사소통과 정보전달이 가능해졌다. 1912년 타이타닉호 침몰 사고에서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었던 것도 무선전신으로 바로 사고 소식을 알렸기 때문이었다.
1920년대 시작된 라디오 방송의 성장은 1950년대 TV방송으로 이어져 오늘날 방송 산업에 이르렀다. 위성산업은 1962년 미국의 첫 번째 실용급 통신위성인 텔스타 1호가 대서양 횡단 TV 생중계 방송을 성공하면서 위성을 통한 전화, 팩스, TV 생중계 등으로 발전했다. 무선통신은 1980년대 1세대를 시작으로 현재 4세대 LTE 서비스까지 발전해 스마트폰과 함께 무선 이동통신의 황금기를 맞고 있다.
전파는 이처럼 방송, 위성, 통신 분야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산업경제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파의 본질적 속성을 활용한 의료응용, 무선전력전송, 보안검색, 위험물질 탐지 등에서 전파의 활용이 주목받고 있다.
전파관련 세계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방송은 2012년 4800억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6.2% 성장률이 예상된다. 이동통신은 2012년 1조5900억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2.8%의 성장률이, 위성통신은 2012년 42억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9%의 성장률이 기대된다.
특히 전파의 속성을 활용한 전파응용 분야는 2012년 454억달러에서 연 21.5%의 성장세로 앞으로 5년 뒤 이동통신 시장규모를 능가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선진국은 전파응용 분야와 관련한 정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미국은 NIH가 전파 이용 진단기술 연구가 포함된 의료분야에 투자 지원하고, FCC는 헬스케어 무선통신 기술사용 촉진기금으로 4억달러를 조성했다. 일본 총무성은 2015년께 가정 내 무선전력전송을 상용화하고, 2020년께 무선가전의 세대 보급률 8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가 방송통신발전기금으로 전파활용 신산업 분야의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미 5㎜ 크기까지 진단할 수 있는 고정밀 유방암 조기진단 기술과 100W급 고출력 무선전력전송 기술 등을 확보했다. 또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한 보안영상 기술, 가시광 통신 기술, 원격 헬스케어 모니터링 기술도 개발 중이다.
전파응용 분야는 보안, 건강, 영상 등 다양한 영역과 융합돼 ICT와 창조경제 핵심 분야로 성장할 전망이다. 따라서 이를 체계적으로 이끌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전파응용 기술과 응용분야 발굴을 위한 선행 R&D 시스템 구축돼야 한다. 전파자원 활용을 통한 수입을 R&D에 투자해 전파산업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기술개발의 산업화를 위해 표준화 지원도 검토돼야 한다.
둘째, 강소형 혁신기업 창출을 위해 기술 산업화에 적합한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특히 기술개발 역량과 의지가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연구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시설과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셋째, 우리 전파기술의 세계화를 위해 국가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대학에서 전파 원천연구를 할 수 있는 전파인력 양성과 기초연구센터 구축, 출연연구소의 원천기술 개발력 강화, 해외 우수연구기관과 공동연구 등 국제적 협력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전파의 주파수는 한정된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효율적 활용이 필요한 반면에 전파응용은 원천연구와 새로운 응용 발굴에 따라 무한대의 활용이 가능하다. 만약 전파의 무선통신기능과 무선전력전송기술이 상용화되면 인터넷 경제는 온라인(On Line) 세상을 뛰어넘는 온와이어리스(On Wireless)로 구현될 것이다. 무궁무진한 창조산업도 자연스럽게 열릴 것이다.
김동기 미래창조과학부 PM kimdg@kcc.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