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변할까?” “인터넷 생태계는 개선될까?” 정부와 정치권, 벤처 업계 등으로부터 인터넷 포식자란 비난을 받아온 NHN이 상생 협력 방안을 발표하자 나온 반응들이다. 어찌됐든 NHN은 29일 인터넷 생태계 내 스타트업·콘텐츠 협력사 등 `을` 보호와 검색 공정성 확대, 그리고 이를 위한 10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약속했다. 그럼에도 실천적, 실효성 있는 구체적 실천 방안에 이목이 쏠렸다. 아직은 의문부호가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상생 행보 약속 반드시 지켜져야”
NHN이 최근 부상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잠재우는 데 가장 신경 썼다는 평가다. 네이버가 중소 벤처 사업영역에 무차별적으로 뛰어들어 생태계를 교란했다는 비판에 대한 대응이다. 스타트업 육성 펀드에 500억원, 창작자 지원 펀드에 500억원을 약속했다. 얼마 전 미래부와 함께 출범한 `인터넷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얼라이언스`까지 합치면 1500억원을 투자하는 셈이다.
김상헌 대표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자 한다”며 “네이버와 `라인`이라는 대형 플랫폼으로 유망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고 말했다.
창작자 지원 펀드는 열악한 상황의 디지털 콘텐츠 창작자의 창작과 마케팅 지원에 나선다. 영화·음악 등 산업이 자리잡은 분야보다는 다양한 틈새 분야에 주력한다. 창작 활동과 해외 진출을 도우면서, 저작권은 주장하지 않는 전향적 방침도 검토 중이다.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과 고진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장도 참석해 “감시자이자 협력자로 생태계 개선에 기여하겠다”며 힘을 보탰다.
◇공정한 정보 제공 약속 지켜질까
네이버 검색 광고가 수익성에 치우쳐 사용자를 오도한다는 비판이 높은 가운데, 네이버 검색 결과에서 정보와 광고를 뚜렷이 구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최휘영 NHN비즈니스플랫폼 대표는 “광고와 다른 검색 결과를 명확히 구분 짓는다는 원칙”이라며 “공정위·미래부 등 유관 기관 및 관련 업계와 논의해 개선안을 내겠다”고 말했다. 다양한 업체 콘텐츠와 앱도 검색 결과에 함께 노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검색 공정성에 더욱 신경쓰겠다는 의미다. 음란물 등 유해 정보도 적극적으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업부서로 내려가면 얘기는 달라진다. 밑으로 내려갈수록 실적에 휘둘릴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실천적인 문제로 귀결된다는 지적이다.
◇구체적 실천 어떻게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한 탓인지 NHN은 구체적 실행 방법이나 시기 등에는 말을 아꼈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 같은 복잡다단한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율하고 또 상생을 어떻게 실현할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개별 기업이나 산업별 협의 단계에서 결국 네이버의 이해가 관철될 수 있다는 우려다.
검색 결과에서 광고와 정보 구분은 정부가 이미 관련 법 개정을 준비 중이다. 어차피 해야 할 것을 발표하며 생색을 낸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미디어와의 상생 방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안은 없었다. 이를 위한 뉴스 서비스 개편 방안에 대해 “구체적 안이 나오는 대로 따로 자리를 만들어 설명하겠다”고만 언급한 정도다. 다분히 논란이 될 수 있는 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NHN은 고품질 뉴스 생산 및 온라인 뉴스 유료화 지원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찬 미디어센터 이사는 “일단 뉴스 유료화에 적극 동참할 뜻을 갖고 있다”며 “뉴스 유통 플랫폼으로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언론사와 적극 논의하겠다”고만 밝혔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