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자정부 수출, 양보다 질로 승부하자

우리나라는 2012년 UN전자정부 평가에서 2회 연속 1등을 차지했다. 자타공인 정보화 강국이다. 최근엔 박찬우 안전행정부 제1차관이 바레인 UN공공행정포럼 및 공공행정상 시상식에서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정부 3.0`을 발표해 세계 각국에서 모인 700여명의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정보화 강국답게 해외 지원 사업이 활발하다. 사업 내용도 전자정부 관련 국제 협력, 전자정부 경험 전수 및 컨설팅, u시티 시장 분석사업 등 다양하다. 추진 주체 역시 기획재정부·외교부·국토교통부·안전행정부 등 중앙정부부터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할 것 없이 많다. 모두 저개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사업이지만 사업주체 간 협의나 협력 없이 개별적으로 진행하다보니 효과가 반감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업 상당수가 산발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후속사업으로 이어지지 않고 일회성으로 끝난다.

안행부가 전자정부 수출 주무부처지만 협의나 협력해서 진행하는 사업 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행정안전부 시절 정부 차원에서 전자정부 수출 지원하려고 `전자정부 해외진출 지원협의회`를 구성하려 했지만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무산됐다.

전자정부 수출은 2002년 10만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3억4212만달러로 성장했다. 외형적으로는 10년 만에 3400배라는 엄청난 성장을 기록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 수출대상 국가도 여전히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 중심이다.

수출 유형도 대부분 공적개발원조(ODA) 지원 사업이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한 사업이다 보니 전자정부 시스템을 지원받는 국가도 관리에 소홀하다. 심지어 지원을 거부하는 사례도 있다.

해외 전자정부 구축 지원 사업은 컨트롤타워를 마련해 창구를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컨트롤타워를 통해 전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현지 실정에 맞는 서비스로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지원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산업계도 협의에 참여할 기회가 필요하다. 동시 다발적으로 펼치는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