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터넷 기업, 美 증시 달군다…바이두 필두로 `고공비행`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인수합병(M&A) 효과로 강한 주가 상승을 보이고 있다고 30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미 증시 상장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집계하는 `중국-US 지수`는 지난주 3.3% 상승한 92.88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지수 상승은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바이두가 이끌었다. 지난주, 2분기 좋은 실적을 발표한 바이두는 이달 초부터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2주간 주가상승률이 30%에 이른다. 29일(현지시각) 마감 기준 바이두 주가는 129.33달러로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다.

상승 원인은 모바일 앱스토어 `91와이어리스` 인수 덕분이다. 바이두는 이 회사 인수에 19억달러(약 2조1204억원)란 뭉칫돈을 쏟아 부었다. 웹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모바일 경쟁력을 만회하기 위한 조치다. 시장은 이번 인수로 바이두의 모바일 존재감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고 주가는 인수 발표 후 15% 상승했다.

상승세는 바이두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NQ모바일로 이어졌다. 모바일 보안업체 NQ모바일은 11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가는 13.94달러, 상승률은 26%에 이른다.

중국 3위 검색엔진 소후닷컴도 지난주 주가 70달러를 돌파하며 4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2011년 9월 이후 최고가다. 소후닷컴 역시 M&A 기대감이 이유다. 검색시장 2위인 치후360이 바이두와의 경쟁을 위해 소후닷컴 검색서비스 `소우거우`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검색시장 2·3위 인수합병은 장기적으로 두 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거란 전망이다. 검색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은 소후닷컴에게도 매각은 충분히 고려할 만한 선택이다. 이 밖에 온라인 의류쇼핑몰 빕숍홀딩스도 알리바바 인수설이 나온 후 주가가 13% 치솟았다.

인수를 나선 기업이든, 인수 대상 기업이든 M&A는 주가 상승을 이끄는 가장 큰 동력이다. 여기에 각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겹치며 상승 흐름이 거세진다. 시장은 중국 인터넷 공룡들을 중심으로 M&A 행보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 소재 벤처캐피털 `제로2IPO`의 가빈 니 대표는 “중국 대표 인터넷 기업들이 단 기간 내 부족한 역량을 만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M&A에 나서고 있다”며 “바이두는 모바일 침투를 위해,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영역 확장을 위해 더 많은 기업을 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