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아마조니피케이션(Amazonification)

아이를 키우며 즐겨 찾는 온라인 사이트 순위가 바뀌었다. 한국에서 서비스를 하지 않는 `아마존(Amazon)`을 자주 들락거린다. 방대한 물품 종류와 싼 가격이 매력이다. 한국과 비교가 안 되는 드넓은 미국이지만 배송도 빠르다. 한국으로 국제 배송비를 감안해도 값싸고 다양한 아마존 구매를 멈출 수 없다.

육아용품을 구매하는 주부 가운데 한국에 출시하지 않은 따끈따끈한 신제품을 구하려는 얼리어답터는 이미 아마존 단골이다. 아마존은 단순히 물건만 구매하는 곳이 아니다. 전자책에서 영화나 음악도 판다. 인터넷 저장 공간도 빌려준다.

아마존은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했다. 아마존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아마조니피케이션(Amazonification)`이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점점 빠져든다. 냄비 속에 든 개구리는 물이 뜨거워지는 줄 모르고 밖으로 뛰어나가지 않는다. 아마존이 무서운 이유다.

아마존은 세계 온라인 유통을 장악했다. 여기에 전자책과 음악, 소프트웨어 등 막강한 콘텐츠를 갖췄다. 스마트패드 `킨들 파이어`를 박리다매로 팔며 제조업까지 위협한다. 유통·콘텐츠·제조 삼박자를 갖춘 몇 안 되는 기업이다. 컴퓨터 업계 공룡 IBM은 최근 아마존에 무릎을 꿇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발주한 클라우드 사업에서 20년도 안 된 아마존에 고배를 마셨다.

아마존은 2분기 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주가는 올랐다. 아마존의 적자 이유는 미래를 위한 대규모 투자였다. 아마존은 가장 싸게, 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가장 편리하게 제공한다.

아마존이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아마존은 단기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몰고 온 애플과 다르다. 우리 산업계는 강한 충격을 빠르게 극복하는 데 익숙하지만 유연한 적에는 의외로 약하다. 아마존이 때는 불에 냄비 속 개구리가 될 수 있다. 아마조니피케이션 충격은 모르는 사이에 다가온다. 그만큼 더 세밀하게 준비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