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두환의 젊은 경제]에필로그-스마트 무버, 마음먹고 달려들면 해낼 수 있다

`젊은 경제`에서 `젊은`이란 `성장`의 의미를 함축한다. 경영자가 제 아무리 뛰어나도 매순간 사업을 잘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의욕적으로 사업을 하다보면 반드시 실수하는 경우가 생긴다. 다만 사업이 성장영역에 포함돼 있다면 그 실수를 쉽게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때문에 창업을 하려면 사업이 성장영역에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성장영역에 있지 않다면 어떻게 성장영역으로 이끌지를 생각해야 한다. 나는 그 방법론으로 스마트 무버(Smart Mover)를 제시했고, 스무편의 글을 스마트 무버가 무엇인지, 어떻게 스마트 무버가 될 수 있는지를 소개했다.

어려워 보이는 것도 스마트 무버의 자세 즉, 배우고 발전시켜 앞선 자를 넘어서려는 출람지예(出藍之譽) 자세로 마음먹고 준비해 달려들면 해낼 수 있다. 새로운 성장영역이라면 선도자(First Mover)의 앞선 것은 아직 빙산의 일각이며, 물밑에 훨씬 더 큰 빙산이 숨어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감춰진 빙산의 부분이 있다는 것은 그들을 뛰어넘을 여지가 충분히 남아있다는 의미다.

스마트 무버가 되려면 시작할 때 한 때가 아닌 모든 과정에서 외부중심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더 나은 외부 의견을 받아들이고 필요한 지혜를 모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도전적 시도도 가능해진다. 당연히 실패도 따를 것이다. 그 실패를 빠르고 값싸게 극복해야 하고, 실패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자기의 인식 범위를 넓히고, 자기 나름의 성공방정식을 정립해 나가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이것이 스마트 무버 성공의 요체다.

스마트 무버가 되기 위해 큰 도전만하라는 것은 아니다. 작은 것들을 묶어서도 한 차원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큰 도전이건 작은 것들의 묶음이건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맡은 바에서 디자인적 사고로 아름다움을 추구해가는 디자인 경영이 회사 전반에 스며있어야 한다.

스마트 무버 최고경영자(CEO)는 자기 똑똑함을 내세우지 않는다. 그는 변화와 도전을 지향하는 구성원과 리더들이 즐겁게 일하도록 뒷받침하는 메타리더(Meta Leader)가 되려 할 뿐이다. 일하면서 생기는 작은 실수에 대해서는 넓은 아량으로 감싸줘 구성원 모두가 자발적·능동적 디자인 경영 참여자가 되도록 한다. 최인호 소설 `상도`의 멋진 구절처럼 `자기 없이 자기 영역을 확대`하는 경영자다.

칼럼을 연재하며 몇 가지를 염두에 두었다. 기존의 틀을 바꾸는 것, 이를 위해 통설에 반한 내용을 전달하는 것, 우리가 스마트 무버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했다. 그리고 과거에는 자기교만 때문에 가보지 못했던 길에 대한 반성과 함께, 창업 벤처와 대기업에 몸담고 이를 성장으로 이끌기 위해 현장에서 가졌던 필자의 경험을 전달하고 싶었다.

경영을 `바람직한 분배`로 보는 사토 세이이치의 운칠기삼(運七技三) 이야기로 칼럼을 끝맺으려 한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운이란 것은 미끈거리고, 앞머리에 한 움큼의 머리카락만 나있는 동물이다. 잡으려면 정면에서가 아니면 안되고, 옆이나 뒤에서는 잡히지 않는다. 눈앞에 온 후에 잡으려면 이미 늦다. 그래서 운은 누구에게나 나타나지만,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잡히지 않고, 온 것을 알았을 때는 지나가 버린다. 운을 그냥 쫓기만 하다가 끝나고, 평생 인연이 없게 된다. 경영의 운이라는 것도 이와 같아서, 준비하고 있지 않으면 잡을 수 없다.”

모든 일에 자기가 잘나고 능력이 뛰어나서 되는 일은 별로 없다. 운이 따라야 한다. 그래서 운이 7이고 기는 3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 7이라는 운도 준비된 사람에게만 잡힌다. 교만함을 버리고 열심히 준비했을 때 내게 다가온 운을 알아채고 잡을 수 있다. 누군가 옆에서 도와주는 것도 운이고, 새로운 기회를 알게 되는 것도 운이다. 하지만 자기를 앞세우는 순간 그것들은 자기를 비켜간다. 그래서 운을 소중히 여기면 그만큼 미리 준비를 하게 되고, 겸허해지게 된다. 자기가 뛰어나다고 생각한 채 겸허함을 버린다면 운도 같이 버려진다.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마음 단단히 먹고 철저히 준비해, 다가온 운을 놓치지 않고 낚아챌 수 있는 스마트 무버가 우리 대한민국에 넘쳐나길 기대한다.

서울대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초빙교수 dwight@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