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아시아 노년층 인구에 `실버(Silver) 인터넷` 시대를 준비하는 각국 정부의 노력이 잇따른다.
3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홍콩·대만·싱가포르 등 아시아 각국 정부가 장애인과 노년층을 위한 `웹 접근성` 향상에 대한 정책 대안을 마련하고 투자를 늘린다.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는 2050년이면 아시아태평양지역 인구 4명 중 1명이 60세가 넘는 노인 인구라 예측했다.

킹슬리웡 홍콩 정부 최고정보책임자(CIO)·디지털부문장은 “홍콩에는 약 100만명의 노인과 30만명의 장애인이 거주하고 있다”며 “웹 접근성은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라 말했다. 거동이 불편한 이들이 집에서도 모바일 기기로 일상적 일을 할 수 있게 하고 시각 장애인들을 위해 사이트를 개편하는 등의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모든 정부의 사이트의 웹 접근성 표준을 마련하고 승인받게 했다. 민간 기업들 중 웹 접근성이 높은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기업에 포상도 한다. 웹 접근성이 높은 홈페이지 설계에 대한 정기 교육과 무료 컨설팅도 지원한다. 기업들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아래 법적 책임을 갖는다. 웡 CIO는 “시력이 약한 이들을 위해 글자가 더 커져야 하고 배경색과 도드라져 보여야 한다”고 부연했다.
싱가포르와 대만 정부도 대안 마련에 나섰다. 싱가포르 정부는 월드와이드웹 컨소시엄의 `웹 콘텐츠 접근성 가이드라인`을 국가 표준으로 정했다. 대만 정부는 `웹 가이드 서비스`를 통해 웹 페이지 개설을 위한 웹 접근성 표준 마련과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만 정부는 “웹 사용에 문제가 있는 인구가 늘어나는 동안 정부는 웹 접근성 개선에 지나치게 인색해왔다”고 반성했다.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산적했다. 홍콩 정부의 웹 접근성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 문제 △사진·영상 등 텍스트가 없는 정보의 전달 △시각 장애인을 위한 스크린 텍스트 전달용 오디오의 기존 홈페이지 배경 소리 간섭현상 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시아 각국 정부가 `노인들을 위한 인터넷 시대에 어떻게 대면해야 하는가`란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다”며 “인터넷이 은행과 쇼핑 업무 등 일상 생활뿐 아니라 사회 통합의 핵심 역할을 하면서 정부의 투자 필요성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