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기기 시장 프리미엄에서 중저가로…부품 산업도 발 빠른 구조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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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스마트패드 시장의 무게중심이 프리미엄에서 중저가로 옮겨가면서 부품 산업도 빠른 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기기 의존도가 높은 부품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지만, 중저가 시장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오히려 수혜를 누리고 있다. 중저가 스마트기기 시장을 겨냥해 사업 구조 개편에 나서는 부품 업체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스마트기기 시장 프리미엄에서 중저가로…부품 산업도 발 빠른 구조 개편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시장에서 중저가 제품 영향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북미·유럽·일본 등 선진국 시장 스마트폰 보급률이 50%를 넘어서면서 삼성전자와 애플 중심의 플래그십 모델 경쟁이 시들해진 탓이다. 중국 등 신흥 시장에서 스마트기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제조업계의 관심은 중저가 제품 라인업 확보에 집중됐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비중은 올해 55%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에는 60%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중저가 스마트패드 시장 성장도 본격화한다. 올해 스마트패드 출하량은 2억2400만대로 작년 대비 6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산 저가 스마트패드가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불티나게 팔리고, 세계 각국이 디지털 교과서를 교육에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교과서는 향후 스마트패드 수요를 촉발할 기대 요인이다.

디스플레이 면적이 커질수록 평균판매가격(ASP)이 높아지는 터치스크린패널(TSP)·신(thin) 글라스·백라이트유닛(BLU) 업체, 스마트패드 비중이 높은 인듐주석산화물(ITO) 코팅·디지타이저 관련 기업이 중저가 스마트기기 시장 확대 수혜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멜파스·네패스디스플레이·태양기전 등 TSP 업체는 중저가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생산 능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솔브레인·켐트로닉스·지디 등 신글라스 업체에도 큰 기회다. 신글라스는 LCD 유리 기판에 불산 등 화학액을 뿌려 두께를 줄이는 공정이다. 얇고 가벼운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고, 빛 투과율을 높여 IT 기기 화질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신글라스 기술은 저가 스마트기기에도 확산되는 추세다.

TSP 센서를 담당하는 ITO코팅 산업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한화L&C 등 대기업은 최근 LCD 컬러필터 라인을 개조해 스마트패드 TSP용 ITO코팅 라인을 구축했다. 펜 인식에 쓰이는 디지타이저를 생산하는 플렉스컴·인터플렉스 등 연성회로기판(FPCB) 제조업체도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김희성 한화투자증권 팀장은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하면서 국내 부품 산업에 우려가 커졌다”며 “당장 피해는 불가피하지만, 저가 스마트기기 시장을 잘 활용한다면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