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악용을 막는 관리 표준이 생긴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디지털 화폐 비트코인을 돈세탁과 탈세에 악용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며 각국 정부가 규제에 나선 탓이다.
1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디지털 화폐 관련 업계 주요 사장들이 비트코인 관련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자산거래 설립 위원회`를 조직한다. 정책 입안자나 규제 당국과 논의해 현재 사용하는 화폐와 비트코인의 효과적 공존 방안을 논의한다. 디지털 화폐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악용을 막기 위한 리스크 관리 표준을 만든다.
비트코인은 2009년 일본인 나카모토 사토시가 만든 디지털 화폐로 간편한 거래방식 때문에 사이버 콘텐츠뿐만 아니라 실물 거래로 점차 사용 범위가 넓어진다. 전용 사이트에서 거래와 구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발행하고 관리하는 중앙 금융기관이 없고 익명성이 보장돼 검색이 안되는 사이트에서 마약과 무기를 거래하는 데 쓰이는 등 단점이 지적돼왔다.
미국과 영국이 비트코인 유통 업체에 대한 감독과 허가 등 규제 방안 마련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와 검찰은 지난 3월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비트코인에도 자금세탁방지 규정을 광범위하게 적용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디지털 자산거래 설립 위원회는 비트코인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을 잠재우고 규제를 완화해 비트코인 사용을 확대하는 다양한 활동을 수행한다. 표준이 수립되면 중구난방으로 사용되는 비트코인의 거래 관행이 개선될 전망이다. 하루에도 수십달러를 오가는 불안정한 화폐 가치 역시 제자리를 잡을 수 있다.
위원회 설립 준비 관계자들은 성명서에서 “비트코인은 현재 지불결제 방식의 비용을 낮추고 불편함을 해소해 일대 혁신을 불러올 수 있다”며 “디지털 화폐를 사용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신뢰를 사용자들에게 심어줘야 한다”고 위원회 설립 배경을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각국 규제 당국과 논의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위원회 설립 발표도 최근 태국의 비트코인 거래 금지에 따른 일시적인 움직임에 그칠 수 있다고 전했다. 태국 정부는 지난달 29일 비트코인이 불법 거래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비트코인 매매와 전송, 비트코인을 사용한 물품 매매를 모두 금지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