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스마트폰이 바꾼 소비패턴…유통가, 일제히 '손끝'을 노린다

유통혁명의 진원지, 모바일

모바일 커머스가 유통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 이를 선점하기 위한 국내 유통가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스마트폰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모바일 커머스를 주요 쇼핑 채널로 이용하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슈분석]스마트폰이 바꾼 소비패턴…유통가, 일제히 '손끝'을 노린다

◇갈 길 바쁜 오픈마켓, 네이버와 갈등도

오픈마켓은 인터넷 쇼핑 시장에서 확보한 브랜드 파워를 모바일에서 재현하기 위해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11번가는 지난 상반기 모바일 거래액 2800억원을 달성했다. 불과 6개월 만에 지난해 기록한 연간 모바일 거래액을 넘어섰다. 내년에는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웹 브라우저와 앱을 결합해 독자 개발한 하이브리드 앱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추진한 덕분이다.

G마켓은 모바일 편의성을 강화한 맞춤형 서비스로 고객몰이에 나섰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을 활용해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쇼핑 정보를 제공한다. 회사가 지난 상반기 모바일에서 판매한 상품 수량은 전년 동기 대비 5배 증가했다. 옥션도 같은 기간 모바일 매출이 300% 이상 성장했다. 모바일 앱을 이용하는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 차별화된 사용자경험(UX)을 구현한 덕분이다.

오픈마켓 업계가 모바일 시장 공략을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면서 포털사이트와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국내 주요 오픈마켓 업체는 네이버 모바일 가격비교 서비스에 상품 데이터베이스(DB) 공급을 중단했다. 네이버가 PC 웹 브라우저에 이어 모바일에서도 동일한 제휴 수수료를 과금하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한 초강경 대응이다.

오픈마켓 한 관계자는 “이제 막 개화한 시장에서 기존 수수료를 동일하게 부과한다는 네이버의 일방적인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플랫폼 특성 상 포털에 접속해 장시간 상품 정보를 검색하기보다 전용 앱으로 즉석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다”며 “DB 철수 후 유입되는 고객 수는 기존보다 15%가량 줄었지만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어 포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라고 전했다.

◇홈쇼핑, 이제는 모바일이다

TV를 주요 유통 채널로 확보한 홈쇼핑 업계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앞세워 속속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GS샵은 TV홈쇼핑과 연계해 홈쇼핑 방송을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별도 제작한 동영상으로 상품 정보를 전달하는 `VoD샵 동영상 매장`도 운영한다. 방송과 영상을 모바일에 접목해 고객층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올해 모바일 거래액 규모가 지난해 대비 4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증강현실 기능을 이용한 `H 코디` 앱을 제공한다. 홈쇼핑에서 방송된 의류 상품을 스마트폰에 탑재된 카메라를 이용해 소비자가 자신에게 어울리는지 확인할 수 있다. 회사는 올 하반기 H 코디 앱을 업그레이드해 상품 구매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CJ오쇼핑은 하이브리드 앱과 모바일 환경에 특화된 결제 프로세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상반기 5%에 그쳤던 모바일 거래액 비중이 올해 18%로 치솟았다. 안진혁 CJ오쇼핑 스마트IT사업담당 상무는 “모바일 환경에 특화된 서비스와 새로운 쇼핑 경험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커머스의 역습

가장 늦게 국내 유통 시장에 진입한 소셜커머스는 모바일 시장을 중심으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매일 새로운 딜을 선보이는 소셜커머스의 판매 프로세스가 짧은 접속 시간동안 신속하게 제품을 구매하려는 모바일 소비자 성향과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다.

쿠팡이 지난 5~6월 두 달간 기록한 모바일 거래 비중은 약 40%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8%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티켓몬스터(이하 티몬)는 지난해 상반기 18%에 그친 모바일 비중을 올해 45%까지 끌어올렸다. 위메프는 같은 기간 35%에 달하는 모바일 거래액 비중을 기록했다.

쿠팡은 고객 맞춤형 상품 추천 서비스와 모바일 전용 고객 센터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티몬은 GPS 기능을 활용한 실시간 위치 기반 서비스로 고객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 상품을 추천한다. 위메프는 향후 스마트폰 푸시 기능을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신현성 티몬 대표는 “기존 PC 웹 기획자를 모바일 전담 부서로 전환할 정도”라며 “모바일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가 차세대 유통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인 온라인 쇼핑몰, 모바일 속으로

개인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도 모바일 시장에 눈독을 들인다. 전자상거래 솔루션 업체는 쇼핑몰 운영자에게 모바일 솔루션을 제공하며 지원 사격에 나서고 있다.

카페24는 자사 솔루션 기반 쇼핑몰에 독자 개발한 `반응형 웹`을 제공한다. 반응형 웹은 웹 페이지를 플랫폼 환경이나 사용자 행동에 맞게 구현하는 솔루션이다.

모바일 기기에서 PC 웹을 실행하면 페이지 크기가 급격히 줄어 글씨·사진 등 상세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반응형 웹은 모바일기기의 디스플레이 크기에 따라 최적화된 레이아웃을 구현한다. 카페24 관계자는 “스마트기기와 다양화되면서 해상도나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 관계없이 동일한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이 요구되고 있다”며 “모바일 시장을 중심으로 반응형 웹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