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모바일 기기를 업무에 활용해 생산성을 높여줄 것으로 주목받는 `브링 유어 오운 디바이스(BYOD)`가 사실은 말만 요란한 것으로 조사됐다. 명확한 정책과 가이드라인이 없을 뿐더러 제대로 된 논의조차 해보지 않은 기업도 부지기수다.
4일 컴퓨터월드는 IT서비스 업체 텍시스템즈가 세계 기업 IT리더 1500명과 전문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BYOD 산업 조사` 결과를 인용, 응답자의 65%가 `공식적인 BYOD 정책이 없다` `개인 장비의 업무 사용이 금지된다` `아무도 BYOD를 논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BYOD 정책을 수립한 회사도 막연하고 애매모호한 내용으로 혼란을 겪는다는 지적이다. 이들 중 과반수가 BYOD를 활용한 고객(직원) 만족도 제고에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답했다. 비슷한 수의 응답자들은 IT비용을 낮추는 데 실패했다고 전했다.
BYOD는 모바일 기기의 폭발적 증가와 함께 여러 시장조사업체들로부터 산업을 주도할 IT 메가트렌드 중 하나로 꼽힌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7년까지 세계 기업의 절반이 BYOD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직원 편의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별도의 모바일 기기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전망과 현실 반응은 엇갈린다. 공식적인 표준이나 가이드라인 부재, 보안에 대한 우려, 모바일 프로젝트에 따른 비용 부담이 BYOD 확산에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개인 장비를 업무에 사용할 때 회사가 PC를 지급하던 것처럼 비용을 보전해야 할지, 어느 업무까지 BYOD 범주에 포함시켜야 할지 등 명확한 정책 마련이 가장 시급하다.
보안은 IT리더와 보안 담당자의 골칫거리다.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 장비로 회사 업무를 처리하려면 원격 정보삭제 기술 등 기존과 다른 솔루션과 보안정책이 필요하다. 직원들도 정보유출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다. 모바일 전환 프로젝트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텍시스템즈 측은 “많은 사람들이 BYOD가 비용 절감과 사용자 만족도 향상, 생산성 제고 등 여러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정보 유출을 막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에서 선뜻 BYOD 환경을 도입할 회사는 아무데도 없다”고 지적했다.
BYOD 산업 조사 주요 내용
자료:텍시스템즈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