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괜찮은 분기 실적을 내고도 미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에 휩싸였다. 엔저 효과에 가려진 내막을 들여다 보면 아직 축포를 터트리기엔 이르다는 판단 때문이다.
2일 로이터는 `2분기 실적 반등에도 상황을 반전시켜야 하는 소니의 압박감을 낮추지 못했다`며 여전한 시장의 우려를 지적했다.
마사루 카토 소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에서 “2분기 적절한 실적 결과를 얻었지만 미래를 긍정적으로 볼 만큼은 아니다”고 말했다. 소니는 하반기 소비재 가전 부문 시장 상황이 안좋을 것으로 내다 보고 PC·TV·캠코더 등 주력 가전제품 연 매출 목표를 5% 가량 내려 잡았다. 시장 전문가 평가도 냉정하다.
소니는 2분기(4~6월) 34억8000만엔(약 383억3900만원) 순익을 내 지난해 동기 기록한 246억4000만엔(약 2785억3800만원) 적자에서 크게 개선됐다. 매출은 13% 오른 1조7130억엔(약 19조3600억원)이며, 영업이익은 5배 뛰어오른 363억6000만달러(약 40조9700억원)였다. 문제는 이 숫자들이 보여준 결과가 단지 엔저 효과에 불과하단 점이다.
도모이치로 쿠보타 마스이증권 애널리스트는 “엔저 효과를 제외하면 전자사업부문은 여전히 고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 결과는 시장 기대에 부합했지만 헤지펀드 등 투자자들의 논쟁을 막아내기에 아직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2분기 소니의 TV 사업은 52억엔(약 588억원)의 영업익을 내면서 12분기 동안 이어졌던 암흑의 터널을 벗어났다. 가전 부문이 2분기 34억엔(약 384억3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100억엔 적자를 냈던 지난해의 악몽을 씻은 듯 보였지만 엔저 효과란 것이다.
사업부 매각 논란 불씨도 여전하다.
소니 지분의 7% 가량을 소유한 헤지펀드 투자자 다니엘 로브가 소니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일부를 매각해 사업부를 분리하는 제안을 해 논란이 됐다. 히라이 가즈오 사장 등 경영진이 이 제안을 고려하면서 매각 가능성도 대두됐다. 로브는 매각한 금액을 가전 사업에 쏟아 회생 자금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니케이 신문 등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소니는 매각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2분기 실적발표 이후 로브는 “장기적으로 보다 파격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소니의 전략 변화를 종용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