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8VSB 도입 가닥… 미래부 수용땐 연말께 서비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논란이 됐던 8레벨 잔류 측파대(8VSB) 전송 방식을 적극 도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정부에 제도적 허용을 요구한다.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를 수용하면 이르면 올 연말부터 8VSB 방식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방송 송출망인 헤드엔드(H/E)는 8VSB 방식으로 지상파를 송출하고, 쾀방식으로 PP채널을 보낸다. 케이블협회의 8VSB도입방식은 쾀으로 보내던 아날로그 채널을 8VSB 방식으로 바꿔 보낸다는 것이다.
기존 방송 송출망인 헤드엔드(H/E)는 8VSB 방식으로 지상파를 송출하고, 쾀방식으로 PP채널을 보낸다. 케이블협회의 8VSB도입방식은 쾀으로 보내던 아날로그 채널을 8VSB 방식으로 바꿔 보낸다는 것이다.

케이블방송협회는 이와 관련해 5일 미래부와 복수케이블방송사업자(MSO) 관계자들과 회의를 갖고 8VSB 도입을 적극 건의할 예정이다. 협회는 이 자리에서 중소 방송채널사업자(PP)의 반발을 최소화할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8VSB는 디지털 TV 전송 방식으로 1개 채널당 6㎒ 대역폭을 사용해 아날로그 케이블에도 HD 방송을 내보낼 수 있는 기술이다. SO는 현재 8VSB방식으로 지상파, 쾀(QAM)방식으로 다른 PP채널을 송출하고 있다.

국내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는 5월 기준 총 930만7827명이다. SO와 미래부는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중 일부 저소득층은 하반기부터 `클리어쾀`을 내장한 TV를 구매하면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다. SO는 클리어쾀 서비스는 저소득층으로 한정하고 다수의 아날로그 가입자는 `8VSB`로 디지털 전환한다는 방안이다.

SO는 아날로그 케이블에 단체 가입된 아파트나 호텔, 병원 등부터 8VSB 전환을 시작할 계획이다. SO는 현재 송출하고 있는 75개의 아날로그 채널 중 40개를 8VSB로 보낼 예정이다. 남는 35개 아날로그 채널 주파수는 쾀방식 디지털 전환에 사용한다. 쾀방식을 사용하면 1개의 아날로그 채널 주파수에서 4~8개의 디지털 채널을 송출할 수 있다.

SO는 아날로그 TV를 가진 가구에는 디지털로 송출된 방송을 아날로그로 볼 수 있게 하는 디투에이(D to A) 컨버터나 디지털 셋톱박스를 제공한다.

케이블협회는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가 8VSB 방식으로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게 되면 수신료 재협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블협회 관계자는 “디지털 방송 화질과 디투에이 컨버터 제공 등으로 수신료 인상 가능성이 있지만 SO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5일 회의에서 `8VSB` 우려 논란을 해명할 계획이다. 일부 PP 퇴출로 아날로그 가입자의 시청권 침해 우려에 대해 한상혁 케이블협회 미디어국 정책팀 팀장은 “특정 아파트 단지 등에만 기존 아날로그 PP 채널을 대체해 퇴출 우려가 없다”며 “8VSB 방식으로 디지털 전환되는 가구는 200만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반쪽짜리 디지털 방송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즉각적인 디지털 전환만을 강요하면 아날로그 잔존 우려가 오히려 높다”며 “8VSB를 활용한 중간 단계 서비스를 우선 제공하는 것이 현실적인 디지털 전환 방안이다”고 설명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유료방송사업자들에게 8VSB는 `원자력 발전소`와 같아 잘 사용하면 전기로 쓰지만 잘못 사용하면 핵폭탄이 될 수 있다”며 “SO와 8VSB 도입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PP 업계 관계자는 “PP도 자사 커버리지를 높이는데 거부할 이유는 없지만 8VSB에 들어가는 채널과 못 들어가는 채널로 나뉘어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갈릴 수 있다”며 “SO가 8VSB 방식 채널에 종합편성, 보도전문, 자사 MPP, 관련 채널 등으로만 구성하면 중소 개별PP는 수신료 급감 등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부가 채널을 통제할 것인지, SO 자율에 맡길 것인지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