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라클 라이선스관리 확대…고객 "감시용" 분통

# A사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최근 한국오라클로부터 라이선스관리서비스(LMS)를 진행하겠다는 공문을 받았다. 계약 당시 체결한 내용과 다르게 사용하고 있다며 불법으로 사용하고 있는 옵션기능에 대한 비용과 이에 대한 유지보수비용으로 수억원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초기 계약한 라이선스 수보다 실제 사용량이 많으니 추가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CIO는 유지보수 관련 추가 예산이 없으니 데이터베이스(DB) 통합 등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이에 오라클은 이번 불법 사용건은 넘어갈 테니 신규 사업에 오라클 솔루션을 추가 구매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직도 이 회사는 한국오라클과 옥신각신 중이다.

이 같은 사례가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오라클이 라이선스관리서비스(LMS)를 국내에 대대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MS는 표면적으로 SW 자산관리를 통한 라이선스 관리방법론을 제공해주는 서비스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상 고객의 불법 사용에 대한 감시용으로 쓰여지고 있다”며 “오라클은 LMS로 이탈하고자 하는 고객을 방지하고 추가 구매를 유도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까지 한국오라클의 LMS를 받은 고객사가 수십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MS 적용 후 한국오라클은 불법으로 사용하고 있는 부분에 제품 최대 사용량에 따른 리스트 프라이스(정찰가)와 사용기간 동안 청구되지 않은 유지보수금액(22%)을 합쳐 요구한다.

계약은 오라클 사업부 영업대표가 진행하며 할인율은 고객사별 협의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대부분 한국오라클 측은 신규 추가도입을 권하거나 ULA(Unlimited Licensing Agreement) 계약체결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MS 적용을 받은 한 기업의 IT 담당자는 “계약 당시 코어당 라이선스를 부여해 계약 체결을 했는데 이제 와서 NUP(Named user plus)이라는 사용자당 라이선스 방식으로 하니 턱없이 모자라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오라클 신제품 `엑사데이타` 구매를 유도했지만 애초 견적서에 있던 내용을 토대로 계약한 것이라 오라클의 요구에 대응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고객사는 “신규 사업에 국산 DB를 검토하자 한국오라클로부터 이 같은 통보를 받았다”며 “결국 다시 오라클 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고객들의 불만이 가장 많은 부분은 바로 `오라클 파티셔닝 옵션`이다. 그동안 비용 지불 없이 사용하게 해 놓고서는 유료 기능이니 비용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한 고객사는 “시스템을 설치할 때 사용하도록 돼 있던 기능이었는데 알고 보니 유료 옵션 기능이었다”며 “우리도 모르게 사용된 것에 대한 책임이 과연 우리에게만 있는 것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객은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법적 대응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글로벌 IT기업과의 소송은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무의미하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규모가 큰 DBMS 분야에서 LMS 관련 이슈가 많다”며 “아직도 여러 기업들이 협의가 진행 중이라 당분간 논란이 끊이질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라클 LMS 서비스 내용

한국오라클 라이선스관리 확대…고객 "감시용" 분통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