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 구직자, `인도 기업이 미국인 차별했다`며 소송 제기

미국 IT 구직자가 인도 IT서비스 업체 인포시스가 채용 과정에서 자신을 차별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백인이 유색인종을 차별해 이슈가 된 적은 많지만 반대 성격으로 제기한 소송은 이례적이다.

쾰러가 위스콘신 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
쾰러가 위스콘신 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

6일 CIO매거진에 따르면 미국 위스콘신주에 거주하는 브렌다 쾰러는 인포시스가 자신의 입사지원서를 묵살하고 그가 지원했던 자리에 방글라데시 사람을 채용했다며 고용 차별로 소송을 제기했다. 쾰러는 자신과 같은 잠재적 피해자가 수천명에 이를 것이라며 위스콘신 지방법원에 인포시스에 대한 집단소송을 요청했다.

정보시스템 관리 최상위 기술자인 마스터 등급을 가진 쾰러는 가상화 솔루션인 VM웨어 전문가다. IT분야에서 17년간 근무했고 인포시스의 VM웨어, 윈도 관리자 자리에 지원했다. 쾰러는 소장에서 인포시스가 조직적인 차원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남아시아 사람이 아니면 차별을 두는 인사 정책을 실시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 인포시스에서 일하는 1만5000명 직원 중 90% 이상이 남아시아 출신이다. 인포시스는 단기취업비자(H-1B)를 활용해 미국인이 아닌 해외 노동자를 고용한다. 외국인에 비해 높은 미국인 인건비 때문이다.

쾰러의 변호사는 인포시스의 행위는 공공장소와 고용에서 인종 차별을 금지한 `1964 민권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포시스가 고용에 있어 인종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인력 채용 방식을 바꿀 수 있게 규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미국 기술노동자를 옹호하는 브라이트퓨처잡의 도나 콘로이 이사는 “쾰러와 비슷한 사례는 없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그는 해외 IT기업이 `채용할 만한 미국인을 찾기가 어렵다`고 주장하며 역량있는 미국인을 배척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 진출하는 인도 기업은 많지만 까다로운 취업비자 때문에 차차 현지 채용을 늘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도 기업의 현재인 채용 비율은 여전히 1% 안팎이다. 타타컨설턴시서비스 역시 미국 현지인 채용 비율은 1%를 약간 웃돈다. 인포시스 측은 “모든 지원자에 동등한 기회를 제공한다”며 쾰러의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