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한 인터넷 양극화, 그래도 `설득`과 `토론`이 정답

`수구꼴통 vs 좌빨좀비` `절라디언 vs 쌍도`...

인터넷 공간이 정치·사회적 이념과 지역, 남·녀 성대결로 양극화된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문가와 언론의 균형 잡힌 토론문화 확산이 인터넷에서의 극단적 대치의 해결책으로 꼽혔다.

사회적 갈등을 수용하고 조정하기 보다는 양극화 문제 자체만을 부각시켜 도리어 소통을 더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주최로 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인터넷 공간의 집단 양극화 토론회`에서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사회가 의견과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갈리더라도 사회적 합의에 따라 이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면 민주주의에 도움이 된다”며 “함량 미달 논객의 막말 전쟁이 아니라 진정한 이념 대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인, 언론인, 학자 등 `소통 전문가`들이 서로 설득하며 공정한 담론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인터넷 양극화 문제의 책임을 일반 대중에게 돌리면서 집단적 소통에 부정적 태도를 갖도록 유도하는 현상을 우려했다. 이 교수는 “인터넷 양극화는 건전한 담론을 막고 막말을 일삼는 선동 논객에게 유리할 수 있다”며 “인터넷 양극화로 이득을 보는 것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수준높은 설득` 능력을 가진 사람을 드러내는 것이 근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의 분노와 소외, 사회의 과도한 경쟁적 분위기가 인터넷 양극화를 부추긴다”며 “인터넷 훌리건은 세계 공통 현상이며, 결국 분노를 현실 공간에 분출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은영 서강대 교수는 “다양한 관점의 매체를 접하고 통합적 관점에서 사안을 바라볼 때 분노와 양극화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베` 등 특정 사이트를 폐쇄하는 식의 규제적 접근에는 “실효성이 없고 표현의 자유의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