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유닉스서버 시장 부흥을 위해 구글, 앤비디아와 맞손을 잡았다. 로이터는 IBM이 `오픈파워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자사 유닉스서버에 쓰이는 파워칩과 디자인을 외부 업체들도 쓸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개방할 계획이라고 7일 보도했다.

컨소시엄에는 구글과 앤비디아 외에 대만 서버 공급업체 타이안컴퓨터, 이스라엘 칩 설계업체 멜라녹스테크놀로지스가 참여한다. 이들은 파워칩 기반으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위한 서버와 네트워크, 스토리지를 개발한다.
IBM이 갖고 있던 하드웨어와 AIX(파워유닉스 운용체계) 등 소프트웨어 소유권은 참여 업체에 전면 개방된다. 이 컨소시엄은 파워칩 기반 혁신을 원하는 기업 모두에 언제나 열려 있다는 게 IBM 측 설명이다.
IT 환경이 x86서버 기반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전환되고 빅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이 커진 것이 파워칩 라이선스 개방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빅데이터 시장 선두 업체며 앤비디아는 서버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가졌다. 여러 파트너와 손잡고 파워칩의 장점을 더욱 키우겠다는 게 IBM의 전략이다.
파워칩은 IBM이 유닉스서버 시장에서 꾸준히 선두를 지킬 수 있게 해준 핵심 요인이다. IBM 시장 점유율은 세계 시장에서 70%, 한국 시장에서도 40%를 웃돈다. IBM은 파워칩을 단 유닉스서버 `파워시리즈`로 메인프레임 이후 유닉스서버 전성기를 이끌었다.
자체적으로 칩과 운용체계, 서버를 모두 제작한다는 게 IBM 파워시리즈의 강점 중 하나다. 원하는 시점에 고객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아 고객 만족도가 높다. 경쟁사의 경우 인텔 칩 개발 시기에 맞춰 신제품을 내놓기 때문에 제품 출시 면에서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IBM 유닉스서버 사업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저가의 인텔 x86서버 성능이 높아지며 위기를 맞았다. 여러 기업에서 비용 부담을 이유로 x86서버로 다운사이징을 추진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초 x86서버가 처음으로 점유율에서 유닉스서버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ARM마저도 IBM을 비롯한 유닉스서버 제조사를 위협한다.
지난 2분기 IBM 파워시스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하락했다. 금융권을 비롯해 여전히 주요 업무에는 유닉스서버가 사용되지만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IBM이 내놓은 `파워칩 라이선스 개방`이 시장에 반전을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