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399>브리꼴레르가 글 쓰는 방법2

브리꼴레르는 세상의 정보와 지식을 편집, 새로운 지식으로 창조하는 지식의 연금술사다. 세상의 모든 지식은 체험과 편집의 합작품이다. 편집하지 않으면 편집 당한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편집하느냐에 따라 색다른 지식으로 재탄생한다. 체험적 시각과 관점으로 도처에 산재한 메시지,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를 수집하고 편집하면 익숙한 정보가 낯선 지식으로 재탄생한다.

나는 평소에 몇 권의 책을 동시에 쓴다. 이 책 쓰다가 아이디어가 막히면 저 책으로 건너가고, 저 책 쓰다가 막히면 그 책으로 넘어간다.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여기저기 키보드를 두드린다. 생각나는 대로 그냥 여기서 쓰다가 저기로 가서 생각해보고 다시 이쪽으로 건너와서 쓴다. 그렇게 쓰다 보면 분량이 많아진다. 한 줄로 시작한 글이 두 줄이 되고 한 장이 되며 한 장 한 장 모여 한 권의 책이 탄생한다. 모든 책은 첫 한 줄로 시작된다. 몇 권을 동시에 쓸 수 있는 원동력은 몇 편의 칼럼을 동시에 쓰는 습관을 들였기 때문이다. 이 칼럼 쓰다가 막히면 저 칼럼을 쓰고, 그러다 우선 완성되는 칼럼이 생기면 그 칼럼을 지금 쓰고 있는 책의 어느 부분에 집어넣는다.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면 닥치는 대로 쓰고 괜찮다고 생각되면 다른 책에 집어넣는다. 불현듯 생각나는 구절이 떠오르면 서가에서 해당 책을 뽑아 다시 읽어보고 그 사이에 메모된 문장을 발견한다. 생각이 이어져 읽었던 또 다른 책으로 달려간다. 그렇게 두 권의 책은 한 몸이 돼 또 다른 글을 쓰는 글감으로 쓰인다. 그렇게 읽고 쓰다가 하루가 지나간다. 지나가는 하루를 잡고 내일을 구상한다.

시대가 원하고 내가 되어야 할 새로운 인재상, 나는 브리꼴레르인가? 생각의 경계에서 꽃을 피우는 융합형 인재, 브리꼴레르가 되고 싶지 않은가? 편집하지 않으면 편집 당한다! 정보편집과 지식연금술의 귀재, 브리꼴레르가 돼 언제나 경이로운 기적을 일궈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