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ED 칩 업계, 내년 상반기 8인치 실리콘 기반 LED칩 양산

국내 발광다이오드(LED) 업계가 이르면 내년 초 8인치(200㎜) 실리콘 웨이퍼 기반 LED 칩을 양산한다. 최근 삼성전자·LG이노텍 등 국내 양대 LED 기업들을 중심으로 실리콘 기반 갈륨나이트라이드(GaN) 증착 기술을 활발하게 개발 중이다. 현재 사파이어 웨이퍼를 대체하는 실리콘 기반 LED 칩이 상용화 되면 LED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한편 기존 LED 후방 산업군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8인치 `질화갈륨온실리콘(GaN-on-Si)` 웨이퍼 시제품 개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내년 초 양산을 목표로 주요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 업체들과 공정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과 LG실트론은 각각 질화갈륨온실리콘, 6인치 질화갈륨온사파이어를 개발하기로 했다. LG이노텍이 실리콘 기반 웨이퍼에, LG실트론은 사파이어 웨이퍼 개발에 집중한다.

질화갈륨온실리콘은 LED 칩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기술로 주목 받아왔다. 사파이어 웨이퍼는 실리콘 웨이퍼에 비해 가격이 세 배가량 비싼데다 아직 6인치(150㎜)까지만 개발돼 있어 생산성이 떨어진다. 6인치 사파이어 웨이퍼 가격은 160~170달러 수준으로, 8인치 실리콘웨이퍼에 비해 비싸다. 여기에 웨이퍼 직경이 2인치 길어지면 칩 생산량은 2.5배 늘어난다.

하지만 GaN 소재 특성상 증착작업은 단결정인 사파이어 기판이 실리콘 기판에 비해 훨씬 수월하다. 웨이퍼를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GaN을 증착시킬 수 있는 사파이어에 비해 실리콘은 결정 구조에 따라 방향을 바꿔가면서 GaN을 증착해야 한다.

두 회사가 실리콘 기반 LED 칩 양산에 성공하면 세계 LED 칩 시장 주도권을 완전히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8인치 반도체 공정을 LED 공정에 응용할 수 있어 구형 반도체 라인을 활용할 수 있다. 대만 에피스타나 중국의 저가 칩 시장도 순식간에 장악할 수 있다.

기존 LED 후방 산업군의 공급망 역시 변화가 불가피하다. 국내 일진디스플레이·한솔테크닉스·SSLM, 대만 CAT, CWT, TXT 등 사파이어 웨이퍼 업체와 사파이어테크놀로지, OCI, DK아즈텍, 대만 USIO, 교세라, 미국 루비콘, 러시아 모노크리스탈 등 사파이어 잉곳 업체들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최근 삼성전자가 일본 스미토모화학과 합작해 설립한 SSLM의 투자 지분 50%를 회수하기로 결정한 것도 향후 사파이어 웨이퍼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판단이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이노텍 관계자들은 “갈륨온실리콘을 개발하고 있는 건 맞다”면서도 “양산 시점이나 개발 상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