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정부가 미국의 정보수집 행위를 최초 보도한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글렌 그린월드 기자를 보호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9일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미국의 압력이 가해지면 그린월드 기자에 대한 보호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브라질 정부 관계자는 그린월드 기자가 최근 브라질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한 증언이 매우 충격적이었다며 그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국적으로 현재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에 사는 그린월드 기자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넘긴 정보를 토대로 국가안보국(NSA) 등 미국 정보기관이 광범위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해 온 사실을 폭로하는 기사를 처음 썼다.
지난 6일에는 브라질 상원 외교위에 나가 스노든으로부터 건네받은 미국 국가 기밀을 최대 2만 건이나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테러범을 색출하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는 미국 정부의 해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보기관의) 첩보 활동을 위한 구실은 테러리즘(방지)과 국민 보호였으나 (정보기관에서 만들어진) 많은 문서는 테러나 국가 안보와 전혀 상관이 없다”며 “대신 경제나 산업 분야에서 다른 나라에 대해 이뤄지는 경쟁에 관련된 것들”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는 그린월드 기자가 당분간 미국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 입국하는 즉시 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