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에 비하면 현재의 생활은 놀라울 만큼 바뀌었다. 편지는 거의 사라지고 세계 각지의 소식을 언제든 볼 수 있다. 기차를 타고 가면서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세상을 30년 전에 상상이나 했을까. 지금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은 30년 후 사회에서 활동을 할 것이다. 이들은 어떤 교육을 받아야 지금 우리는 상상도 못하는 미래에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까.
미래는 과학기술이 국가 경쟁력을 이끌 것이라는 예측 아래, 세계 각국은 과학기술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 결과 찾은 방법이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를 학생들이 협동을 통해 스스로 해결하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융합인재교육, 즉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 Mathematics의 머리글자)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동참하고 있다.
정진수 한국과학창의재단 융합과학교육단장은 1990년부터 충북대학교 물리학과에 재직 중이다. 2003년 한국물리학회 교육실무이사를 시작으로 교육에 뛰어들었다. 물리학회 주최로 대한민국 물리축제를 기획하고, 지역대학혁신역량강화사업(누리사업) 단장, 충북대학교 과학기술진흥센터장 등을 역임하며, 물리학 교육 개선과 과학 대중화를 위해 일을 해왔다.
2011년부터 한국과학창의재단 융합과학교육단장을 맡으면서 STEAM 사업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2011년 시범적으로 도입된 융합인재교육이 올해에는 전국으로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융합인재교육은 학생이 문제해결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해 주고, 스스로 창의적 방법으로 해결 방법을 설계하게 한다. 성공 경험을 통해 도전정신이 길러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TEAM 목표는 학생의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고 이를 통해 학생들이 과학에 흥미를 가지게 하려는 것이다.
정 단장은 “문제해결 능력은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에서 시작한다”며 “노벨상을 탄 사람들은 단순히 문제를 푸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문제를 찾아내고 끈질기게 해결해 나간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티브 잡스를 높이 평가한다. 잡스는 매킨토시를 만들면서 누구나 쉽게 컴퓨터를 쓰게 해 주었고, 아이폰을 만들면서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를 쓰게 해 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STEAM 같은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통해 잡스와 같은 창의적이고 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를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