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포털의 독과점과 그에 따른 정부 규제로 중소 인터넷기업 성장과 시장 활성화가 가로막혔다. 인터넷 원로는 우리나라가 차세대 인터넷산업 리더를 키우지 못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 주최로 지난 9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인터넷 생태계 활성화와 글로벌 웹표준 환경 대응을 위한 인터넷 전문가 대토론회`에서 이금룡 코글로닷컴 회장은 “해외에선 인터넷 스타 기업의 계보가 이어지며 인터넷 산업이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반면에 국내에선 차세대 리더를 키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현재 생태계를 반성하고, 인터넷이 대한민국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산업이라는 인식이 들도록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가 전문가들은 “국내 인터넷 환경은 정보 유통의 흐름이 막혀 있어 좋은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없는 구조”라며 “만연한 갑을 관계와 과도한 정부 규제로 산업의 활기를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디지털 에이전시와 앱 개발사 등 인터넷 산업의 허리를 담당하는 현업 책임자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인터넷 주도권이 네이버 등 일부 포털에 쏠리면서 좋은 콘텐츠가 있어도 알리기 어렵고, 마케팅 비용 부담은 커져 생태계 균형 성장이 힘들다는 지적이다.
단순 용역 사업으로 전락한 웹 에이전시 업계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투입 인력과 비용만 따지는 업계 관행으로 창의적 역량을 키울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상구 인터메이저 대표는 “수시로 과업을 추가하고 수정하면서 정당한 대가는 지불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제안요구서 단계부터 과제 마무리까지 성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분쟁을 조정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영신 이모션 웹접근성파트 대표는 “금융과 보안 분야 과도한 정부 규제로 웹접근성을 구현하기 힘들다”며 “정책적 문제를 걷어내는 한편, 서비스 자체를 개방적으로 기획하려는 노력이 합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