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가 자사 모바일 메신저 위챗 분사와 싱가포르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13일 로이터가 보도했다.
텐센트는 최근 싱가포르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위챗 분사와 기업공개(IPO)를 위한 물밑 작업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는 당초 위챗을 분사해 홍콩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었지만 싱가포르로 방향을 바꿨다. 텐센트홀딩스가 이미 상장된 홍콩 증시에 분사한 자회사를 상장시키는 것보다 다른 시장에 상장하는 것이 여러모로 절차가 간단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홍콩 증시에 상장한 텐센트는 현재 주당 367.40홍콩달러(약 5만 3000원)를 기록하고 있다. 상장 당시 대비 주식 가치가 100배 올라 현재 홍콩 증시에서 가장 비싼 주식 중 하나다.
텐센트는 위챗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동남아 국가 공략을 위해 쓸 계획이다. 중국에서만 사용자 4억명을 확보한 위챗은 최근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시장 반응도 좋아 지난달 기준 해외 사용자 70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4월 대비 75% 증가한 수치다.
사용자 확대는 전반적 호조세지만 동남아 시장은 라인과 카카오톡 등 라이벌과의 경쟁이 치열하다. 위챗 분사와 상장 추진은 조직 특화와 대규모 자금 조달로 동남아 시장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선 이미 왓츠앱이라는 위챗을 능가하는 거인이 있다. 당장 유럽으로 나가는 것보다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먼저다. 세계 인구의 절반이 몰린 아시아 시장은 규모는 물론 동일 문화권이라는 강점이 있어 위챗은 물론이고 라인과 카카오톡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루이스 왕 텐센트 싱가포르 총괄은 연초 “텐센트가 시장 영향력 확대를 위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에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텐센트는 위챗 분사와 상장 계획을 일단 부정했다. 제인 이프 텐센트 대변인은 “시장에 떠도는 모든 소문에 대해 일일이 대답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