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카(HEV)와 전기차(EV) 등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 핵심 부품업체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기술 종속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특히 보쉬를 비롯한 독일 업체의 주요 부품 독자 개발 움직임이 활발해 이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국산화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친환경차 시장에서 글로벌 부품업체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특히 보쉬, 콘티넨털, ZF 등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들 업체는 친환경차용 핵심 부품을 독자 개발한 후 이를 완성차업체에 제안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보쉬, 콘티넨털 등 독일 부품업체는 전장 등의 영역에서 갖춘 기술력을 바탕으로 선행 기술을 독자 개발한 후 완성차업체에 제안하는 방식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고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분야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1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보쉬는 하이브리드카 시스템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세대 전지 등 친환경차 핵심 기술 자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같은 기술 확보를 위해 연매출의 9.1%에 달하는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는 완성차를 포함하더라도 글로벌 자동차 업계 최고 수준이다.
보쉬가 독자 개발하고 있는 친환경 자동차 부품은 연비를 30% 향상시킬 수 있는 유압식 HEV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 업체는 2016년을 전후해 이 시스템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또 고출력 모터를 이용한 HEV 시스템과 PHEV 시스템도 독자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콘티넨털도 연비를 10% 이상 개선한 48V 통합 전기 시스템과 전기만으로 50㎞를 주행하는 PHEV 시스템을 독자 개발하고 있다. 독일 변속기 전문업체인 ZF도 유도 모터를 장착해 출력과 토크를 향상시킬 수 있는 전기차용 구동기구를 개발 중이다.
강동완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원은 “유럽의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친환경차 핵심 부품의 모듈화 및 표준화를 마친 후 주요 완성차업체에 공급한다는 전략”이라며 “친환경차 시장에서 글로벌 부품업체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산 자동차업체들의 핵심 부품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선행 기술을 독점한 글로벌 부품업체들이 공급을 조절하면 기술 종속 및 부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자동차부품 업계 관계자는 “국산 하이브리드카 및 전기차 핵심 부품은 이미 외산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완성차와 국내 부품업체들의 협업과 부품 국산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독일 자동차부품업체의 친환경차 주요 부품 독자 개발 동향
(자료:업계)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