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차세대방송]<8>차세대 방송을 위한 현명한 선택

차세대 방송은 말 그대로 다음 세대의 방송 즉 현재 서비스되는 방송 서비스가 아니라 다음 세대에 가능한 모든 방송을 의미한다. 3D, UHD, 파노라마, 홀로그래픽 TV 방송 서비스 등을 차세대 방송으로 생각할 수 있다. 지금 방송 서비스는 HDTV 방송이다.

[개막! 차세대방송]<8>차세대 방송을 위한 현명한 선택

차세대 방송은 더 넓게 정의될 수도 있다. 앞서 정의는 서비스되는 미디어 형태만 고려했다. 시청자에게 프로그램이 입체로 보이는지 아니면 더 고화질로 선명하게 보이는지 등에 따른 구분이다. 하지만 기가코리아 사업 등으로 유무선 인터넷 환경이 지금보다 더 좋아지면 다양한 양방향 방송, 지금보다 더 스마트한 방송도 가능할 것이다. 미디어 형태만 고려했을 때 협의의 차세대(Post-HD) 방송이라고 정의한다면 매체 등의 융합과 진화로 가능해지는 새로운 방송 서비스는 광의의 차세대 방송이다.

지금 화두가 된 3D·UHD 등은 대부분 협의의 차세대 방송이다. 3D TV는 실제로 시청자가 화면 내에 있는 것같은 느낌을 줄 수 있도록 깊이감과 거리감을 제공하는 영상과 음성 서비스로 궁극적으로는 오감을 이용한 시스템 구현이 목적이다. 미디어 형태도 기술 발전과 더불어 인간이 추구하는 자연감을 재현하는 형태로 진화한다.

큰 화면에 선명함을 강조한 UHD TV도 자연감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진화한 방향이다. 올해 초 국내 3D 방송 기술이 ATSC 국제표준으로 채택되었지만 상용화까지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기술 발전 결과가 조기에 정책적 결정으로 연결되지 않았나 하는 걱정이다. 기술적인 문제해결과 함께 다양하고 재미있는 콘텐츠 확보가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3D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일부 프로그램만을 서비스하는 HD 프리미엄 서비스의 하나로 보는 것이 더 적당하다. 따라서 ATSC 국제표준도 이 특성을 반영한다. 아직 3D TV 방송 성패를 거론하기는 이르다. 이런 특성에 맞는 본방송 서비스가 시작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UHD 방송도 차세대 방송의 하나로 관심을 끈다. 3D가 추가적인 하나의 기능이라면 UHD는 화면 해상도 자체가 커지는 이유로 시스템의 많은 부분이 교체되어야 한다. 따라서 시기적으로 당장 UHD TV 방송도 HDTV 방송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디지털 전환과 함께 본격적인 HDTV 시대가 도래한 지 1년도 안 지났다. 지상파 매체는 100% 디지털 전환이 되었지만 유료 방송은 아직 100% 디지털 전환까지는 갈 길이 멀다. 국내 여건과 더불어 국제적인 흐름을 고려한 정책적 판단이 중요한 이유다.

일본 TV 제조사는 한동안 잃어버린 경쟁력을 만회하기 위해 비교적 저가에 UHD TV 상용화 제품을 이미 시장에 출시했고, 중국업체도 저가경쟁에 가세했다. 2013년 가전박람회(CES)에서는 UHD TV 제품이 주요 화두였다. UHD TV가 붐을 이뤘고 우리도 조기에 UHD 방송 서비스를 준비하게 된 이유다.

중요한 것은 당장 UHD TV 방송이 현재의 HDTV 방송을 전면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명한 선택은 무엇일까. 일본과 마찬가지로 시스템의 많은 부분을 교체할 필요가 없는 동시에 서비스가 비교적 용이한 매체부터 한 채널 정도 시범적으로 UHD TV 방송을 시작하는 것이다. TV 단말 경쟁력은 유지하면서도 우리가 뒤진 방송장비 분야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모멘텀이고 콘텐츠 제작과 유통의 다양화와 관련 산업 활성화가 가능하다. 기술적 결함 등을 관련 R&D를 통해 점검할 수 있는 등 기회의 면이 더 많기 때문이다.

방통 융합이 가져온 미디어 환경의 다양성으로 국민 의식은 높아졌다. 기술진화 속도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과거의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방송의 중립성과 공공성, 공익성을 보장하면서도 방송을 새로운 산업의 축으로 진흥시키기 위한 의식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어떤 선택도 득과 실은 있게 마련이다. 적어도 사업자 개개인이나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아니라 상식의 논리에 의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득이 될 수 있는 차세대 방송 서비스가 선택되고 준비되어야 한다.

유지상 광운대 전자공학과 교수 jsyoo@kw.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