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비밀주의 애플보다 더하다

제2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자료:아마존)
제2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자료:아마존)

“아마존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엔 이 문장이 있다. 아마존 대변인은 공식 답변을 거부했다.”

뉴욕타임즈가 이달 초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한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약력을 수정하며 넣은 문구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아마존이 애플을 능가하는 비밀주의 회사라고 보도했다. 스티브 코바치 비즈니스인사이더 IT편집장은 애플은 홍보팀을 통해 관련 입장이라도 들을 수 있지만 아마존은 전혀 대응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즈는 아마존은 국가안보국(NSA)보다 더 보안이 철저해 새어나오는 정보가 없다고 비유했다.

스티브 잡스 사후 신제품 등 기업 기밀 유출이 공공연해진 애플과 달리 아마존은 차원이 다른 비밀주의를 추구한다. 베조스는 잡스처럼 비밀주의를 아마존 기업 문화로 정착시켰다. 베조스 약력에 위의 문구를 넣은 뉴욕타임즈는 “베조스는 본인이 알리고 싶은 무언가가 있을 때 외에 절대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며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신제품이나 서비스는 물론이고 베조스의 개인적인 어떤 소식도 새어나가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베조스의 사생활은 부인과 4명의 자녀가 시애틀 저택에 산다는 것 외에 알려진 것이 없다.

뉴욕타임즈를 비롯해 대부분 미국 매체 기자들은 아마존 관련 기사에 저 문구를 넣는다. 소문은 무성한데 실제로 확인이 되지 않는다. 미국 기자들은 아마존 취재가 매우 까다롭고 공식 답변을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실적 발표와 보도자료 배포 때만 답변을 한다.

아마존은 실적 발표 때도 얼마나 많은 킨들이 판매됐는지 한 번도 밝힌 적이 없다. 항상 시장 조사기관이 예측한 수치가 나온다. 애플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판매 수치를 밝힌다. 아마존인터넷서비스(AWS)가 운영되는 데이터 센터가 어디 있는지 제대로 보도된 적이 없다. 심지어 아마존 내 C레벨 임원도 데이터센터 안에 들어가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