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분야에 여성 리더가 부족하다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유연함과 섬세함처럼 여성 특유의 재능을 굳이 이유삼지 않더라도 수많은 `알파걸`이 유독 IT업계에서만 실력 발휘를 못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손해다. 19일 가디언은 영국에서 주목받는 4인의 IT 여성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한 보고서를 인용해 차세대 여성 리더를 키울 여섯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우선 `롤모델`을 최대한 많이 발굴해야 한다. 한 여성 리더는 “미래의 꿈을 물어보면 남학생은 제2의 마크 저커버그가 되겠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학생들은 그 분야를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저커버그의 오른팔은 셰릴 샌드버그라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리더는 “다른 이들을 위해 참고 기다려 주기보단 스스로 변화를 만들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기질을 길러주는 데에 교육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학교와 기업에서 도입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는 여성 임원과의 멘토링 제도다. 한 여성리더십 관련 연구원은 “IT업계에 진출한 여성들은 지나치게 자주 의심과 회의에 사로잡힌다”며 “든든한 조언자를 만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다음으로 IT 분야의 `이미지 메이킹`이 새롭게 시도돼야 한다. 여성들이 꿈을 갖기에 현재 IT 산업은 매력적이지 않다는 말이다. 한 여성 리더는 “평생 여자친구 한 번 못 사귈만큼 매력없는 남자가 골몰하는 분야가 IT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며 “IT는 실제로 쿨하고 멋지며 사회를 변혁한다는 이미지를 가질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는 조기 교육도 강화돼야 한다. 창의적인 기술 리더가 되겠다는 꿈을 심어주는 시기가 어리면 어릴수록 좋다는 의미다. 여자 어린이들이 컴퓨터나 스마트패드(태블릿PC)를 `남자애들의 장난감`이라고 인식할 때 여성 리더 배출 가능성은 더욱 적어진다. 취학 연령인 8세도 이 같은 기술 교육을 시작하기엔 너무 늦다는 게 여성 리더들의 중론이다.
이외에도 어려운 문제를 혼자서 풀어내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학교에서 여학생들에게 1인 프로젝트를 자주 시켜야 한다. 또 기술기업들이 정책적으로 더 많은 여성들을 고용하는 것도 IT분야의 여성 리더들을 길러내는 방법이다. 또 창업 단계부터 기존 성공한 실리콘밸리 IT기업의 경영 스타일을 답습하지 않고 여성 리더만이 할 수 있는 보다 창의적인 기업 경영을 선보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