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예측을 불허하는 냉혹한 전략가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베조스의 워싱턴포스트 인수, 어떻게 볼 것인가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자료:아마존)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자료:아마존)

“변하지 않을 것에 기반해 전략을 세워라.”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철저한 분석과 계획을 세우는 냉혹한 전략가다. 그는 2008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와 인터뷰에서 “향후 5~10년 동안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 대신 “향후 5~10년 동안 어떤 것들이 변하지 않을 것인가”를 고민한다고 말했다. 베조스는 유행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변하지 않는 경쟁 요소를 축적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추구한다.

뉴욕타임스는 베조스를 원대한 꿈을 가진 냉혹한 전략가라고 분석했다. 아마존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여느 실리콘밸리 기업처럼 직원을 위한 마사지사나 초밥 주방장 등을 갖추지 않았다. 직원에게 주는 공짜 혜택은 아스피린 정도에 불과했다. 그마저 닷컴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1999년 말 사라졌다. 닷컴 기업 중 가장 조명 받던 아마존에도 시련이 닥쳤고 베조스는 비용 절감에 집중했다. 아스피린 사건에서 보듯 베조스 CEO는 위기 극복에 필요한 것을 결정하는데 매우 세심하며 냉혹하다.

아마존에 55번째로 입사한 제임스 마커스 하퍼스 수석 편집자는 “베조스는 겉으로 속없이 보일 정도로 웃지만 실제로 매우 강한 사람”이라며 “베조스는 위기에 처한 비즈니스 모델에 매력을 느낀다”고 분석했다. 그가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것은 신문 산업이 위기인 탓이다.

베조스는 현재 사람들이 사는 방법을 가장 효율적으로 바꾸는 기업가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세상을 바꾼 스티브 잡스 스타일은 아니다. 그의 혁신은 인식 못한 사이 서서히 전파돼 나중에 결과를 보고 알 수 있다.

베조스는 핵심자산을 지렛대 삼아 사업을 확장한다. 그는 인터넷 서점 아마존 쇼핑몰과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전자상거래 솔루션으로 영역을 넓혔다. 이 IT 자원을 클라우드 사업 아마존웹서비스(AWS)로 발전시켰다. 브랜드 파워와 고객을 기반으로 디지털 콘텐츠 사업과 스마트패드 `킨들`로 제조업까지 손을 댔다. 하나의 성공 노하우를 다음 사업으로 연결시킨다.

그는 활발한 투자가다. 개인 재산만 280억달러(31조2000억원)에 이르는 그는 2007년 개인 투자펀드 `베조스 익스페디션즈`를 설립했다. 워싱턴포스트를 포함해 28개 기업에 투자했다. 투자 분야는 인문·사회·미디어·IT를 망라한다. 시애틀 역사산업박물관 혁신센터 건립에 1000만달러, `1만년 시계 프로젝트`에 420만달러를 투자했다. 성과도 좋다. 트위터는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성장했고 3D 프린팅 기업 `메이커봇`은 스트라타시스에 인수됐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제프 베조스 CEO는 누구

△1964년생(49세)

△1986년 프린스턴대 수석 졸업

△피텔(Fitel), 뱅커스 트러스트, 헤지펀드 D.E. 쇼 앤컴퍼니 근무

△1994년 인터넷 서점 아마존 전신(아브라카다브라) 설립

△1999년 타임 올해의 인물

△2012년 포춘 올해의 CEO

△2013년 8월 워싱턴포스트 인수

△재산 280억달러(약 31조2000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