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레이저로 세포에 구멍을 뚫고 원하는 유전자를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광집게` 장치를 개발했다. 세포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어 유전자 치료 등 생명공학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광주과학기술원 기전공학부 이용구 교수와 왈리드 무하마드 박사(제1저자) 연구팀이 `원하는 때 원하는 부위로 원하는 양 만큼`의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는 광집게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광집게는 레이저의 전자기장을 이용해 비접촉식으로 마이크로 크기의 입자를 포획해 이동시키는 장치다. 광집게를 이용하면 세포에 전달할 유전물질의 양과 전달 시간, 주입 위치를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다.
기존 연구자들은 유전자를 세포에 전달할 때 주로 `총 쏘듯` 원하는 유전자로 코팅된 나노입자를 고속으로 충돌시키거나 전기쇼크를 주는 방식을 이용했다. 이는 유전자 전달의 성공 여부가 일정하지 않고 세포가 손상될 우려가 있었다.
또 다량의 세포를 대상으로 유전자 조작을 진행했기 때문에 집단적 평균 결과만 확인하고 개별 세포에 대한 관찰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한계로 지목됐다.
연구팀은 `펨토초 레이저`로 세포벽에 순간적인 구멍(터널)을 내고, 원하는 유전자가 도포된 입자를 광집게로 포획해 세포 안에 전달하는 방법을 시연하는데 성공했다. 펨토초 레이저가 만든 터널은 자체적으로 치유돼 다시 닫힌다.
펨토초 레이저는 `10의 -15승` 초에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하는 아주 짧은 주기의 레이저로 열 손상 없이 작은 구멍을 만들 수 있다.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핵심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 연구 결과는 미국광학회가 발간하는 `바이오메디컬 옵틱스 익스프레스`지 8월 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미국광학회의 보도자료로도 소개됐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