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방금 제품을 구입한 그 매장은 당신이 언제·어느 매장에 얼마나 자주 들렀는지, 매장 밖 쇼윈도에서 어떤 제품을 사고 싶어 유심히 봤는지 알고 있다.”
21일 포천은 오프라인 유통 매장들의 소비자 정보 수집이 예상을 넘어서 사생활 침해 우려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많은 매장이 소비자들의 스마트폰을 추적하고 쇼핑객들의 행위 전반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방문 빈도는 물론이고 특정 쇼핑객이 매장 밖 창문이나 쇼윈도 앞에 서서 매장을 들어갈지 말지 얼마나 길게 망설이는가를 수집하는 능력까지 갖췄다. 이런 데이터가 중개업자를 통해 판매업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쓰인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노드스트롬 백화점 사례를 인용해 쇼핑몰이 어떻게 와이파이를 이용해 쇼핑객들을 추적하는 지 보도해 논란을 일으켰다. 쇼핑객이 상점의 자체 네트워크에 접속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가능하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의 모바일 기기 와이파이 신호를 추적해 동선을 분석하던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노드스트롬은 이 정보로 고객의 제품 구매를 유도하려 했지만 소비자들이 추적당하고 있다는 것을 매우 불쾌하게 여기면서 불만이 폭주해 결국 서비스를 중단했다.
포천은 “아직 얼마나 많은 상점들이 소비자를 추적하는 지에 대한 근거있는 정보는 없지만 노미(Nomi)·유클리드(Euclid) 등 많은 기업이 유통가에 이러한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실용 사례가 확대되면서 커피숍부터 프랜차이즈에 이르는 다양한 사업의 기본 요건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예컨대 리테일넥스트(RetailNext)는 영상을 통해 소비자들의 이동 행태와 의사 결정, 말하는 내용 등을 모두 분석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예컨대 누군가 코트 매장에서 1분을 머물렀다면 상점이 외투 구매를 유도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설령 소비자의 스마트폰이 매장 네트워크에 접속돼 있지 않아도 일정 반경 이내에서 고객 와이파이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이동 경로 지도를 그리고 곧장 매장으로 향하는지 등도 알 수 있다. 포천은 “유통 매장들은 소비자들이 어떻게 추적당하거나 선택되는지 스스로 알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