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 부산은행 상대 191억원 소송…입장 첨예 `장기화` 조짐

SK C&C가 부산은행 상대로 제기한 191억원 규모의 비용청구 소송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발주처가 프로젝트 부실로 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있지만, 구축업체가 발주처를 대상으로 대규모 소송을 제기한 경우는 사실상 처음이라 판결 결과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SK C&C가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은행 대상으로 제기한 191억2300만원의 `잔금 및 추가비용 청구소송`은 1심이 진행 중이다. SK C&C의 부산은행 상대 비용청구 소송은 지난해 10월 접수된 사건으로 1년 가까이 지난 상태다. 관계자들은 연내 1심 판결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부산은행 “시스템 부실” VS SK C&C “성공적 완료”

이번 소송은 지난 2010년 8월 착수한 부산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발단이다. SK C&C는 당초 337억원 규모로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 2년여 기간 동안 사업을 진행했다. 이후 2012년 1월 25일인 설 연휴 직후 가동했다.

그러나 부산은행은 SK C&C가 당초 설계에 맞게 시스템을 모두 개발하지 않았다며 잔금 지급을 보류했다. 완료한 시스템에 일부 문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안정화를 하지 않고 인력을 철수했다는 것도 잔금 지급을 보류한 배경이다. 외부 감정인을 선정, 검수를 한 후 결과에 맞게 잔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 부산은행 주장이다.

SK C&C는 사업을 성실히 수행했고 예정일도 정확하게 맞춰 정상 가동을 했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 부산은행은 전체 계약금의 37%에 해당하는 잔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과도한 사업 변경 요구와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추가 인력도 투입했다고 강조했다.

◇구축업체가 발주처 대상 소송제기 `이례적`

이번 소송은 발주처가 프로젝트 부실로 구축업체에 소송을 제기한 것과 달리, 구축업체가 프로젝트에 문제가 없다고 잔금을 지급하라고 제기한 사건이어서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비용 청구 금액도 191억원으로 정보화 프로젝트 중에서는 큰 규모다.

현재 차세대 프로젝트로 소송이 진행 중인 사건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동양네트웍스 상대로 제기한 것과 비씨카드가 한국IBM을 대상으로 제기한 것들이 있다. 두 사건 모두 발주처가 소송을 제기한 것이고 비용도 SK C&C의 청구금액보다는 작다.

SK C&C와 부산은행은 의견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최근 소송 관련자료를 부산지방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은 접수된 양측 의견을 바탕으로 시스템 검수와 판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소송과 달리 합의도 진행한다. SK C&C와 부산은행 관계자 모두 “법적 소송 진행과 별도로 합의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은행과 SK C&C의 주장


자료:부산은행·SK C&C

SK C&C, 부산은행 상대 191억원 소송…입장 첨예 `장기화` 조짐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