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CD 산업은 죽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CD 산업이 사양길을 걷는 가운데 일본에서만큼은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포춘 등 외신은 일본음반산업연합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지난해 일본의 음반 시장이 전년 대비 9% 성장했으며 지난 한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은 음반 구매율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일본 음원 시장 전체에서 CD와 DVD를 합친 매출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전문가들은 일본 음반 시장이 건재한 더 큰 이유로 일본인 특유의 `음반사랑 문화`를 꼽는다. 다구치 고타루 일본레코드산업연합 총괄책임자는 “일본 소비자는 단순히 음원만 원하지 않는다”며 “음반에 포함된 자켓사진 등과 DVD 부록도 함께 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본인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물리적인 상품에 대한 애착이 강한 나라”라며 “물건의 값이 지나치게 싸면 품질을 의심하는 성향을 갖고 있으며 음반 하나를 사더라도 정식 음반인지 아닌지를 꼼꼼하게 따진다”고 덧붙였다.

가수에 대한 팬들의 강력한 충성도 역시 이 산업을 이끌어가는 한 축이다. 한 명의 팬이 좋아하는 가수 음반을 20장씩 사는 것은 이들의 CD 구매력을 입증하는 단적인 예다. 가수의 공연이 끝난 뒤 해당 가수와 악수를 한 번 하는 조건으로 음반을 정가보다 더 비싼 값에 구매하는 줄이 끝없이 이어진 모습은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무라코시 다쓰야 타워레코드 매니저는 “특별히 일본 음악산업과 함께 성장해온 지금의 30대 이상 소비자들은 여전히 CD를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CD 판매량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일본의 CD시장 호황은 전체 음악산업에 좋은 신호로 보인다고 포춘은 전했다. CD음반에 부가가치를 더하면 수요를 늘릴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