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재건 못해" `메이드인 USA 2.0` 회의론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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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꿈꾸는 `메이드인 USA 2.0` 시대가 궁극적인 목표인 중산층 살리기에 별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연이어 나왔다.

22일 포천은 `미국으로의 제조업 회귀는 중산층을 재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전문가 분석을 전했다. 중국 등 아시아로 빼앗긴 생산시설을 가져와 경제 회복을 이끌 중산층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백악관의 `리쇼어링(Reshoring)` 프로젝트에 회의론을 정면으로 제기한 셈이다. 애플과 구글, GE, 월풀, 포드, 크라이슬러, 레노버까지 가세한 미국 생산기지 짓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질적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중산층 재건 못해" `메이드인 USA 2.0` 회의론 대두

구글이 내건 모토로라 `모토X`의 생산 인력 고용 안내문. 조립 인력의 시급이 시간당 10달러를 넘지 않는다.
구글이 내건 모토로라 `모토X`의 생산 인력 고용 안내문. 조립 인력의 시급이 시간당 10달러를 넘지 않는다.

회의론이 나오는 가장 큰 두 가지 배경은 미국 제조 인력의 낮은 임금과 자동화된 제조 환경이다. 제시 로스슈타인 캘리포니아버클리대학 공공정책·경제학 교수는 “실상 미국 공장은 노동자보다 기계 의존도가 높다”며 “적은 힘으로 많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기계는 노동자의 임금을 쪼그라들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로스슈타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소비재 제조사 임금은 전년에 비해 0.3% 줄었다. 생산 노동자들의 평균 시간당 벌이는 지난해 8.43달러(약 9482원)에 불과해 2009년의 8.7달러와 2003년의 8.75달러보다 낮아졌다. 용접을 포함한 일부 고숙련 생산직의 임금만 조금 올랐다. 1950년대 28%에 이르던 미국 제조업 GDP 기여도는 11.5%로 줄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미국은 세계에서 생산 임금이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가 되고 있다”며 “2015년이 되면 미국 노동자 평균 임금은 영국보다 16%, 일본보다 18%, 독일보다 34%, 프랑스와 이탈리아보다 35% 낮아질 것”이라 예측했다. 포천은 “아무리 많은 제조사가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다시 가져온다 해도 임금 조건이 바뀌지 않는다면 중산층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 부연했다.

최근 구글이 모토로라의 `모토X`를 공개하며 2000여명의 일자리가 생겼다고 홍보전을 펼쳤지만 생산을 맡은 `플렉트로닉스`의 노동자 임금 문제로 미국 내에서 비판이 일어났다. 플렉트로닉스는 조립 인력에 시간당 9~9.3달러(약 1만원), 품질 검사 경력 인력에 시간당 10.5달러(약 1만1800원), 소재 관리 경력 인력에 시간당 12달러(약 1만3497원) 등 조건을 제시했다. 노동 조건은 12시간 근무에 하루 2교대다.

미국 외신들은 이 시급을 중산층 평균 월급과 비교했다. 자동차 산업에서 조립 인력도 시간당 14달러(약 1만5700원)를 받고 있으나 첨단 기기로 꼽히는 스마트폰 조립 인력 임금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다. 오랜 중국 아웃소싱 경험이 불러온 문제다.

미국의 리쇼어링 전략을 보는 유럽의 시선에도 우려가 섞였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해 백악관은 포드 등 기업이 160억달러(약 17조9800억원)를 투자해 2015년까지 1만2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 공언했지만 실제로는 느린 경제 회복세로 인해 효과가 미미하다”며 “보다 큰 기업이 대규모 일자리를 만들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5년 국가별 예상 평균 임금 비교(미국을 100으로 기준)

자료:BCG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