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 전통산업의 비타민으로 떠올랐다. 기존 산업과 결합해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IT가 그만큼 대중화된 건 사실이지만 반대로 이전과 같은 희소성은 사라졌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IT가 최대 부흥기를 맞았던 1990년대와 2000년대 중반까지 우후죽순처럼 생겼던 IT관련 학과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거나 문패를 바꾸고 있다. 전문 IT인력 수요가 감소하면서 대학 관련 학과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IT를 특성화하고 기업과 밀접하게 연계해 100% 선취업에 성공한 전문대학이 화제다. 주인공은 경기도 부천에 소재한 `경인여자대학 IT기업연계과.` 아직 졸업이 한 학기 남았지만 2학년 졸업반 학생 32명 전원이 이미 취업에 성공했다. 일부 학생은 이달부터 현장 실습과 기업 체험을 시작했다. 취업한 기업도 소프트웨어에서 IT컨설팅, 콘텐츠 기업까지 다양하다.
경인여대 IT연계과는 지난해 커리큘럼을 재조정하고 새로 탄생했으며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배출 첫해에 모든 학생이 취업하는 경사가 겹쳤다. 비결은 기업에서 원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 서진형 교수는 “전문대학은 능력있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게 목적”이라며 “기업 인재 수요를 파악해 맞춤형 형태로 교육한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IT연계과는 인력이 필요한 기업 중심으로 운영위원회를 수시로 개최한다. 이달 20일에도 경인여대에서 운영위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고용선 써브나라 대표, 이민순 아이들 대표, 김영욱 소셜마케팅협동조합 이사장, 박범재 다해아이티 대표, 김종성 시스게이트 실장, 유재원 라온커머스 대표 등 20여명의 기업 관계자가 참석했다.
3시간 가까이 진행한 회의에서 학교에 원하는 프로그램, 인재상 등 다양한 의견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새로 운영위원장을 맡은 고용선 대표는 “기업이 원하는 스펙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조직에 필요한 기본 소양을 가르친 인재를 보내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유재원 라온커머스 대표는 “기업 규모, 사업 분야별로 원하는 인재가 다를 수밖에 없다” 며 “잡 리크루팅 업체 등에도 의뢰해 인재를 써 보기도 했지만 경인여대 학생들이 가장 우수했다”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