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409>재능과 열정이 만나는 지점, 그 지점에서 예능의 꽃이 핀다

재능과 열정이 만나는 지점에서 견딜 수 없는 욕망의 물줄기가 터지고, 막을 수 없는 창조적 열정이 불꽃처럼 솟아오른다. `엘리먼트`라는 책을 쓴 켄 로빈슨에 따르면 재능과 열정이 만나는 지점이 바로 엘리먼트라고 한다. 재능이 있는 데 열정이 없거나 열정은 있는데 재능이 없으면 불발(不發)이다. 재능 없이 열정만 발휘되면 재난으로 치달을 수 있으며, 열정 없이 재능만 믿고 있으면 재수 좋게 출세할 수 있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한 분야의 위업을 이루려면 재능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고,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을 갈고 닦는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이 합작품으로 작용해야 한다. 재능은 타고 났지만 갈고 닦지 않으면 쇠에 녹슬 듯 재능도 기능 수준으로 전락하고 예능 수준으로 도약하지 못한다. 열정은 늘 불타오르지만 자신이 하면 재미있는 능력, 재능과 만나지 못하면 무모한 도전을 일삼을 수 있다. 일정기간 반복해서 연마하면 없던 기능도 단련될 수 있지만, 기능이 단순한 기술적 기교의 숙련도 수준에 머무를 수 있다.

기능이 재능으로 발전하려면 선천적으로 끼가 있어야 한다. 기능에 끼가 추가되면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재능으로 발전한다. 단순 반복하는 숙련 노동으로 끝나지 않고 아무리 반복해도 지치지 않고 재미있고 신나는 재능으로 발전한다. 기능은 기술이지만 재능은 예술에 가깝다.

재능을 갈고 닦아 뿜어내는 작품은 그 사람의 예술적 재능, 즉 예능의 수준으로 도약한다. 기능이 재능이 되고 재능이 예능으로 발전하면 이제 자신이 하는 일이 곧 자신과 동격이 되고, 그 사람의 품성은 물론 품격이 담겨진 작품을 창조하기 시작한다. 기능은 상품을 생산하는 원동력이 되지만 재능을 넘어 선 예능은 작품을 넘어 명품을 창조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진정한 명품은 그래서 바깥에 있지 않고 내 안에 있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