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창조경제 시동 켜고 빨리 나아갈 때다

기대만큼 속도를 전혀 내지 못한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6개월 간 창조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를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정부 의지가 강력하며 국민 기대도 높지만 아직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얘기다.

경제 부흥과 창조경제는 새 정부 경제 정책의 두 축이다. 경제부흥은 당장의, 창조경제는 미래의 경제 성장을 일구는 것이다. 경제성장률과 일자리창출 제고로 압축된 경제 부흥은 조금씩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0%대 성장률에서 탈출했으며, 고용도 살아날 기미를 보였다. 내수 소비 침체 지속과 신흥국 경제 위기란 대내외 변수가 있지만 좋은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창조경제는 답보다. 6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개념이 모호한 상태다. 내놓는 정책은 산발적이며, 추진 주체도 불분명하다. 이렇다보니 창조경제 주체인 민간이 움직이지 않는다.

물론 미래를 준비하는 창조경제의 특성상 가시적인 성과를 단기간에 낼 수 없다. 미시 경제 정책도 그 효과가 몇 개월이 지나야 나온다. 경제 체질과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창조경제 정책의 효과가 나오려면 더 오랜 시일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성과가 없다고 창조경제 정책을 비판하는 게 아니다. 기업부터 개인까지 창조경제가 가져올 미래를 예상하고 시간과 자금, 인력을 투입해보겠다는 움직임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게 비판의 핵심이다.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출범이 늦어진 것도 분명 영향이 있다. 조직과 예산 준비가 덜 된 상태로 비전과 전략을 구체화하는 게 쉽지 않다. 그렇다 해도 정책 시동을 거는데 6개월이면 충분하다. 이젠 시속 10㎞라도 바퀴를 굴려야 한다. 청와대 미래전략수석 교체는 좋은 시발점이다.

아주 작더라도 구체적인 성과를 보이는 것이 급선무다. 그래야 `아, 창조경제가 이런 걸 말하는 거였구나. 기대해도 되겠네`라는 생각이 민간에 퍼진다. 그래야 정책 신뢰가 생기며 민간도 움직이기 시작한다. 어떻게 보면 정책을 새로 꾸미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미래수석과 미래부가 하반기에 꼭 해야 할 일이다. 국민은 아직 창조경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전처럼 정부에 시간을 넉넉하게 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