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하기 보다는 에로영화의 현실을 그린 영화가 왔다. 봉만대 감독은 노출을 통해 예술영화를 만들고 싶지만 현실은 그저 에로 영화감독으로 보여 질 뿐이다.
이상은 A급 현실은 B급? 에로영화의 거장 봉만대 감독과 기가 센 세 여배우 곽현화, 성은, 이파니가 리얼한 영화 현장을 그린다. 이뿐이랴. 이상은 높지만 현실은 따라가지 못하는 우리네 삶과 영화는 닮은 꼴이다.
`남극일기`, `헨젤과 그레텔`의 임필성 감독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올로케로 야심만만하게 촬영 중인 에로 공포영화 `해변의 광기`. 그러나 무난해도 너무 무난한 장면에 실망한 제작자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야 만다. 에로영화계의 거장 봉만대 감독을 긴급 투입한다.
봉 감독의 등장으로 촬영장은 폭풍전야의 불길한 기운이 감돌고, 확 바뀐 러브신에 여배우들(곽현화, 성은, 이파니)의 불만은 최고조에 이른다. 급기야 예정에 없던 노출 신을 앞두고 봉 감독에게 대놓고 막말을 쏘아댄다. 봉 감독은 심지어 “감독님 가족들이 감독님이 이런 영화 찍는 것 아세요?”라는 말까지 듣게 된다.
미션 임파서블 상황. 아티스트 봉 감독은 “예술하기 한번 더럽게 힘들다”고 토로한다.
봉 감독의 일방적인 진행에 폭발일보 직전인 조연출(이선호), 틈만 나면 섹시화보를 찍으려는 사진작가(강용규)와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무마하기 바쁜 실리주의 제작자, 그리고 졸지에 감독 자리에서 밀려나 시시때때로 복수의 칼날을 가는 임필성 감독까지.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촬영장에서 아티스트 봉 감독은 과연 영화를 무사히 완성할 수 있을까?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