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 기업의 금융권 진출에 현지 은행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27일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온라인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다. 창업자이자 회장인 잭 마는 지난 5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후 금융업 진출에 강한 의지를 보인다. 전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가 목표다.
잭 마 회장은 최근 인민일보 인터뷰에서 “중국의 금융 산업, 특히 은행업은 지금까지 전체 수요의 20% 정도만을 감당해 왔다”며 “대다수가 제도권 금융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금융업은 좀 더 세분화가 필요하다”며 “이는 기존 금융권이 하기 어려운 일로 외부 자극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알리바바의 금융업 진출은 일단 충분한 관심을 끌고 있다. 처음으로 선보인 `위에바오`는 회사채와 국채에 투자하는 개인금융상품으로 알리바바 고객은 직접 투자 가능하다. 이자 역시 시중 은행을 압도한다. 위에바오 금리는 연간 4.5%로 0.35%로 불과한 시중은행의 10배가 넘는다.
위에바오는 상품 출시 첫 달에만 250만 투자자에게 9억3100만달러(약 1조378억원)를 끌어 모았다. 알리바바는 또 자사 온라인 결제서비스 `알리패이`에 37개 펀드 운용사에 투자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펀드 투자 중개 기능을 더해 온라인 금융업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산이다.
텐센트 역시 금융업 진출에 속도를 붙인다. 텐센트는 이달 자사 메시징 앱 `위챗`에 펀드 투자 기능을 더하고 현지 펀드운용자 차이나AMC와 협력해 대중이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출시했다. 텐센트는 이를 발판으로 온라인 금융상품중개업 진출을 타진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최대 가전유통업체 선잉도 이달 대중이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선보였다. 선잉은 본격적인 은행업 진출을 위한 사전 준비에 착수했다.
인터넷 공룡들의 영역 침범에 중국 은행들은 안방 사수를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주요 은행들은 온라인 금융 상품 개발에 한창이다.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새로운 금융상품을 문자로 적극 알리고 인터넷과 스마트폰 앱으로 개인이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자산관리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교통은행과 건설은행은 최근 알리바바를 겨냥한 온라인 쇼핑몰을 열며 맞불을 놨다.
중국 인터넷 기업 금융업 진출 현황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