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인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해 애플의 마케팅 전략을 벤치마킹했다고 27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레노버가 최근 중국 시내에 문을 연 리테일스토어는 애플 매장과 마찬가지로 자사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를 테이블 위에 놓고 소비자가 써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 직원은 검정색 폴로 티셔츠 유니폼을 착용해 애플 매장 직원들의 파란색 유니폼을 떠올리게 한다. 한켠에 마련된 `레노버 솔루션 센터`에서는 숙련된 엔지니어 인력이 상주해 소비자가 문제가 생긴 제품을 가져오면 그 자리에서 수리해준다. 애플스토어 `지니어스바`와 똑같은 형태의 서비스다.
레노버의 리테일 매장은 기존의 중국 전자제품 회사들이 구사해온 판매 전략과 완전히 다른 형태다. 레노버 중국지사장 첸 수동은 “레노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기술기업인 애플과 애플의 전략을 따라했다는 지적을 받아도 상관없다”며 “이는 레노버가 삼성전자를 따라잡고 중국 시장 1위를 탈환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는 “애플 전략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레노버가 소비자에게 더 많은 제품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레노버는 최소 10종의 다른 스마트폰 제품군을 매장에서 선보인다. 가격대는 749위안(약 13만6500원)에서 3299위안(약 60만1500원) 사이로 애플 제품보다 50% 이상 싸다.
시장조사업체 베이징인터내셔널의 왕 준 연구원은 “레노버는 애플에게서 브랜드 영향력과 인지도를 강화하는 방법을 배웠다”며 “레노버라고 하면 애플이나 삼성에 비해 `쿨하지 않다`는 소비자의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 내놓은 자구책”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시장조사업체 JI아시아의 진 루이스 라파이드니 연구원은 “애플 매장의 힘은 소비자에게 직접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라며 “이는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고 변덕을 잠재우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중국에 5000곳의 리테일 매장을 갖췄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2011년 4%에 불과했던 레노버 점유율은 올해 2분기 12%로 3배 이상 올랐다. 18%로 선두를 달리는 삼성전자를 2위 자리에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