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번호 유출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대체수단인 아이핀이 재조명 받고 있다.
정부가 관행적으로 주민번호를 수집해 오던 기업 행태에 제동을 걸자 회원 가입 시 사이버 신원확인 수단이 아이핀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핀(i-PIN)이란 웹사이트에서 주민번호를 이용하지 않고 회원 가입을 할 수 있는 아이디/패스워드(ID/PW) 방식의 본인인증 수단을 말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700만명이던 아이핀 가입자 수는 올해 5월 말 100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두 달 후인 7월 1200만명을 돌파하면서 빠른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회사 데이터베이스(DB) 서버에 저장돼 있는 회원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를 파기해야 하는 내년 8월 말 이후 주민번호 대체 수단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총 180여만개 웹사이트 중 주민번호를 수집 이용하는 사이트는 32만개로 추산된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아이핀 보급은 2011년까지 450만명에 불과했다”며 “하지만 주민번호 대체 가입수단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계륵처럼 여겨져 왔던 아이핀이 법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올 2월부터 주민등록번호 수집 이용을 금지시킨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제23조의 2)이 시행되면서 대체수단 사용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핀은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 개인에게 난수화해 발급되는 고유번호로 주민등록번호와 같이 총 13자리로 구성된다. 영구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주민번호와 달리 외부 유출 시 변경 또는 폐기할 수 있다.
정부는 회원 가입시 이용자 신원확인 수단으로 주민번호 대신 아이핀과 공인인증서, 신용카드, 휴대폰 인증 네 가지를 대체수단으로 권고하고 있다.
방통위 측은 “이용자가 아이핀 도입 사이트 및 본인확인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핀 발급을 신청하면 공인인증서 등 네 가지 방식을 통해 본인을 확인 후 아이핀을 발급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핀 발급기관으로는 서울신용평가정보·코리아크레딧뷰로·나이스(NICE)신용평가정보·공공아이핀센터 등 민간 3개사, 공공 1개 기관이 있다.
앞서 국내에서는 지난 2008년 1월 옥션(1800만건), 2011년 4월 현대캐피탈(175만건), 2011년 11월 넥슨 1320만의 개인정보가 해킹 당하기도 했다.
아이핀 보급 현황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