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샤오미, 휴고 바라 구글 부사장 깜짝 영입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웨인 루니가 K리그 수원 삼성으로 이적한다면?

축구계 현실을 감안할 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프로축구 세상에서 꿈같은 얘기가 IT 업계에 일어났다. 구글 핵심 인력인 휴고 바라 구글 부사장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로 자리를 옮긴다.

29일 더넥스트웹은 중국 스마트폰 업계의 신성 샤오미가 휴고 바라 구글 부사장 영입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바라 부사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구글플러스에 “샤오미에서 부사장직을 수행하며 글로벌 진출을 진두지휘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글도 성명을 내고 “바라 부사장이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며 “회사를 떠난 후에도 바라 부사장은 안드로이드 생태계 안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에서 안드로이드 제품관리 부사장을 맡고 있는 휴고 바라는 조만간 회사 생활을 정리하고 샤오미에 합류한다.

그가 구글을 떠나는 사정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창조한 앤디 루빈이 연초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창업자와 불편한 관계였다는 소리도 나온다.

지난 2008년 구글에 입사한 휴고 바라 부사장은 구글을 대표하는 얼굴 중 하나다. 각종 언론 행사와 구글 I/O 콘퍼런스에 단골 출연하며 대중 인지도를 높였다. 지난 7월 구글의 스마트패드 `넥서스 7` 공개도 그의 몫이었다. 구글은 앤디 루빈에 이어 바라 부사장까지 이탈하며 안드로이드 운영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반면 샤오미는 하드웨어에 이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애플의 제품 디자인과 마케팅 전략 등을 벤치마킹하며 `중국의 애플`이란 별명을 얻은 샤오미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창업 3년 만에 안방에서 애플을 제친 데 이어 최근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가 100억달러(약 12조원)를 넘어섰다.

가격과 성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하드웨어에 바라 부사장의 안드로이드 운영 능력과 글로벌 경험을 더하면 글로벌 성공도 가능하다. 구글 부사장 출신이 합류했다는 사실만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무명에 가까운 샤오미에 적지 않은 무게감을 실어준다는 분석이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