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약 200만년 전 지구상에 출현해 불을 사용하면서 수렵과 채취를 하던 원시사회에서 정착 생활을 하던 농업사회를 거쳐 동력의 힘을 이용하던 산업사회로 발전해왔다. 또 글자, 그림, 소리 등 모든 정보를 2진수 개념을 적용한 디지털로 만들어 저장 및 활용할 수 있는 정보화 사회로 급변했다.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동시에 직업 또한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비정규직에서 프리랜서로, 프리랜서에서 온라인을 통해 프로젝트 단위로 자유롭게 일하는 자유 직업가인 `이랜서(e-lancer)`로 패러다임이 변화했다.
이랜서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한 학자는 1998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이랜스 경제의 태동(The Dawn of the E-Lance Economy)`이라는 논문을 낸 MIT 교수, 토머스 말론과 로버트 로베츠다. 이랜스 경제에서 기본 단위는 기업이 아니라 개인이다. 개인은 특정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프로젝트 단위로 온라인을 통해 옮겨 다니면서 일을 하는 독립 자유계약자인 이랜서로 정의했다.
가령 기타를 좋아하는 청년이 카메라 한 대만 가지고 기타 치는 법을 동영상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려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해 수익을 올렸다면 대표적인 이랜서인 것이다. 따라서 이랜서의 특징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능력도 발휘하고 수입도 괜찮으면서, 경쟁력도 상당하다는 점이다.
개인단위의 경제주체인 이랜서는 초기에는 그래픽 디자인, 웹 디자인, 소프트웨어 개발 등 IT 영역에서 출발해 점차 엔지니어링, 번역, 시장조사, 세무, 법률, 홍보, 디자이너, 작가, 음악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러한 다양한 직업군의 이랜서들은 프로젝트 기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이자 워크스페이스를 통해 수만 개의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아웃소싱을 제공한다.
과거에는 거대한 공룡조직이 큰 힘이 되었지만 앞으로는 가볍고 민첩하고, 창의성이 있는 조직이 큰 힘이 된다. 따라서 글로벌 시대,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이랜서를 활용하는 것이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이 필요로 하는 모든 인적 및 물적 자원을 확보하는 것은 더 이상 지혜로운 일이 아니다.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최신 기술의 라이프 사이클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인적 및 물적 자원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운 일임과 동시에 해서는 안 되는 방식이 되고 있다.
현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는 창의력, 상상력, 아이디어로 혁신, 융합, 창조를 통한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생산, 소비, 분배할 수 있는 과감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추구하는 선도경제를 말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우리 젊은이들은 82%가 대학을 졸업했으나 청년 실업률이 전체 실업률의 2.2배나 높다. 취업을 해도 수명 연장과 더불어 퇴직을 앞 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보화시대에는 온라인을 활용해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일에 대한 창의력, 상상력, 아이디어를 살리면 어느 정도 수입은 보장된다. 따라서 상당한 경력과 실력을 쌓아 독자적인 경쟁력 있는 이랜서들은 부존자원이 부족한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시장까지 진출해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문을 열어 주어야 할 것이다.
정부도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창조경제로 보고, 일자리의 패러다임이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을 거쳐 프리랜서를 넘어 이랜서로 급변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랜스 경제를 활성화해 나가야만 할 것이다.
김신표 금오공과대학교 초빙교수 spkim@elanc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