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프트웨어(SW) 부문에서 공을 들이는 사업 중 하나가 창업 활성화다. 미래창조과학부는 SW 전문 창업기획사를 선정해 창업 프로젝트 발굴, 사업화, 투자·마케팅 등 전주기를 지원한다. 창업기업에 성장 단계별로 투자하는 SW 특화펀드도 조성한다.
창업이 미래 SW 산업 경쟁력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무분별한 창업 권장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실무자들 반응이다. 신중하게 창업하고, 양보다는 질에 초점을 맞춘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를 모았다.
황병훈 팀장은 “과거 벤처 거품이 생겼을 때와 같이 창업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자생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창업 수자보다는 질적인 면을 더욱 신경써야 한다”며 “SW 기업을 잘 살펴보고 옥석을 가려서 제대로 지원해야 하며 무엇보다 시장 자율에 맡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현석 팀장도 “창업은 수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양질의 인재와 창조적인 기획을 꾸준히 지원하고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 앱 부문 창업 역시 비슷하며, 경진대회 등을 통해 우수한 인재와 기획을 선별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갑의 횡포`를 해결하는 것이 창업을 활성화하는 지름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자금 지원보다는 `인큐베이팅`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용재 팀장은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창업을 해도 대기업이 이를 빼앗아가기 일쑤인 등 불합리한 갑의 횡포가 성행하는 환경에서 SW 창업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관련 문제 해결 없이 학생들에게 창업을 무조건 권장하는 것은 해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경쟁력 있는 중소 SW기업이 자사 제품·서비스의 제값을 받는 문화가 먼저 자리잡아야 창업 활성화와 함께 진정한 SW 산업 발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수명 소장은 “SW 창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 많아야 하고 기간도 1년 이상이어야 한다”며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는 사무공간 제공과 사업계획 수립에 대한 교육이 기본적으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친 창업자를 대상으로 정부과제 참여 가산점을 부여해 초기 사업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