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궁금한 MS-노키아 연합의 3가지 행보

마이크로소프트(MS)의 노키아 인수 발표가 하루 지났지만 여전히 화제가 이어진다. 주요 외신은 다양한 분석과 전망을 쏟아냈다. 그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향후 시나리오 세 가지를 모았다. 스마트폰 업계, 더 나아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이슈를 정리했다.

◇MS 저가폰에 집중하나

우선 MS가 노키아의 노하우를 등에 업고 어떤 스마트폰으로 어느 시장에 무게중심을 둘지 여부다. 유력 외신은 저가폰 가능성을 높게 봤다.

니혼게이자이는 MS가 3일 노키아와 가진 공동 회견에서 “5년 후인 2018년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17억대에 이를 전망이며 그 가운데 15% 정도 시장점유율을 목표로 한다”는 발표에 주목했다. 현재 3% 대에 머무는 윈도폰의 점유율을 높이려면 신흥시장 수요를 잡아야 하고 그 해답은 저가폰이라는 분석이다.

대략 100달러 안팎의 제품이다. MS는 막대한 보유 자금을 앞세워 고성능 스마트폰을 매우 공격적 가격에 내놓을 여유가 있다. 스마트패드 `서피스`도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8개월 만에 9억달러(약 9900억원)라는 거액의 적자를 감수했다.

브랜드 교체도 관심을 끈다. 엔가젯은 스티브 발머가 노키아 루미아 윈도폰 1020이라는 긴 제품 이름을 짧고 간결하게 마케팅 측면에서 바꿔보겠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외신은 대신 서피스폰을 쓸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노키아 특허괴물로 변신하나

회사 핵심 사업부를 마이크로소프트에 넘긴 노키아의 먹거리는 무엇인가. 워싱턴포스트는 노키아의 특허 괴물 변신을 점쳤다.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에 특허를 넘기기 않았다. 대신 향후 10년간 특허 사용료로 22억달러(약 2조4200억원)를 받았다. 더욱이 독점 계약이 아니다. 휴대폰 통신과 디자인 등 수많은 특허는 여전히 노키아 소유로 가치는 60억달러(약 6조6000억원)로 평가된다. 더 이상 휴대폰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다른 제조사는 노키아와 크로스 라이선스를 할 수 없다. 노키아는 자유롭게 특허를 무기로 다른 제조사를 공격할 수 있다.

노키아가 특허 괴물처럼 무차별 소송을 남발하지는 않겠지만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특허 라이선스 사업에 나설 수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한 지난 몇 년간 노키아는 특허로 돈 버는 사업에 집중했다. 2011년에만 6억5800만달러를 특허료로 벌었다. 노키아는 3만개 유틸리티 특허와 8500개 디자인 특허를 보유했다. 지난해 독일에서 HTC와 특허 분쟁을 벌였다.

◇스마트폰 제조사, MS와 결별하나

`윈도폰`을 만드는 제조사들과 MS의 결별설도 나왔다. 삼성전자와 레노버를 비롯한 윈도폰 제조사가 경쟁관계로 돌아선 MS를 견제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올싱스디는 “HTC와 삼성전자는 윈도폰을 차세대 모바일 기기에 쓸 주요 고객이며 화웨이와 ZTE도 윈도폰을 만들고 있다”며 우려를 더했다.

윈도폰 10대 중 8대는 노키아가 만들고 있는 가운데 반드시 시장을 넓혀야 할 윈도폰의 미래가 불투명한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MS의 노키아 인수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아시아 기기 제조사들과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레이첼 레시포드 커낼리스 애널리스트는 “MS와 스마트폰 제조사 관계를 껄끄럽게 만들었다”며 “MS는 우군이 떠날 리스크를 안았다”고 말했다. 니콜라스 바라뜨 CLSA 아시아기술부문 대표도 “삼성전자·HTC가 윈도폰에 갖는 매력은 줄어들 것”이라며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현실적 대안은 없다”고 전했다. 스티브 발머 MS CEO는 인수 발표 이후 “하드웨어 기업들과 사업을 유지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