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모바일 게임 개발사가 하나같이 북미 시장에 진출하길 원하지만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어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키야트게임즈를 거친 한국 개발사들이 해외서 성공해야 우리도 함께 클 수 있습니다. 많은 중소 개발사와 힘을 합치고 싶습니다.”
조현선 키야트게임즈 대표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뜨거운 여자`다. 영어도 능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니던 유명 게임회사를 그만두고 단신으로 미국에 건너가 현지 게임 업계에서 좌충우돌하며 경험을 쌓았다. 한국에서 7년, 미국에서 6년 동안 게임 퍼블리싱이라는 한 우물만 파다 결국 사고를 쳤다.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키야트게임즈`라는 게임 퍼블리싱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한국 게임을 북미 시장에 알리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창업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거대한 북미 시장에서 게임 퍼블리싱 스타트업을 차렸다. 심지어 토종 한국인에 영어도 짧았다. 미국에 가야하니 주저하던 운전면허까지 땄다. 다들 조 대표의 미국 진출기에 혀를 내둘렀다.
조 대표는 “닥치니까 다 하게 되더라”며 별거 아니란 듯 웃었다. 그는 “낯선 미국 생활을 시작하며 고생은 했지만 게임 산업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다”며 “무엇보다 먼 미국에서 보니 한국 게임이 세계적으로 상당한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돼 창업할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조 대표와 북미 게임 시장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야말로 `깨알 같은` 정보가 술술 나온다. “현지 퍼블리셔를 공략하려면 반드시 직접 게임을 해볼 수 있게 준비해야 해요. 아무리 큰 전시회에 나가도 동영상만 보여주면 개발사를 신뢰하지 못합니다.”
조 대표는 그동안 체득한 북미 시장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지난 4일 성남시에서 `실전 북미진출 세미나`를 열었다. 키야트게임즈와 관련 기업들이 참여했다. 스타트업이 주최한 행사지만 150여명의 개발 관계자들이 참여해 열기가 뜨거웠다.
조 대표는 최근 새로운 사업 모델을 고안해 서비스 준비 중이다. 한국 가요가 `K팝`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한 것처럼 한국의 모바일 게임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커뮤니티로 `K게임즈(K!games)`라는 브랜드를 만든 것. 내달 중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K게임즈에 대해 “한국의 경쟁력 있는 모바일 게임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종의 커뮤니티 사이트”라고 소개했다. K게임즈에 게임을 등록하면 홍보, 마케팅, 고객서비스, 크로스 프로모션, 언어 지원, 테스트 등 현지에서 게임을 출시·운영하기 위한 기본 서비스를 키야트게임즈가 제공한다. 별도의 퍼블리싱 수수료를 받지 않고 개발사가 게임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조 대표는 “처음 시장을 경험하는 만큼 큰 성공에 욕심내기보다는 현지 사용자 반응이나 운영 이슈를 체험하고 싶어하는 개발사가 많다”며 “이런 점에 착안해 미국에서는 `독특하고 다양한 게임이 모인 곳` 한국에서는 `미국에 가볍게 진출할 수 있는 커뮤니티`로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