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 중국 무역기술장벽 대응력 강화 기대…한중 FTA 1단계 협상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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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중국 무역기술장벽(TBT)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제7차 협상에서 양국이 TBT를 독립 항목으로 구성하는데 합의, 다자가 아닌 양자 간 TBT 협의를 진행할 기회를 마련했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은 기술규정, 표준, 적합성 평가, 투명성, 기술협력 등을 상품 관련 세부 분야에서 다루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지난 3~5일(현지시각) 중국 웨이팡에서 7차 협상을 갖고 1단계 협상을 마무리했다.

당초 중국은 TBT와 관련해 우리 정부와 달리 소극적인 입장이었다. TBT 개방 협력 수준을 높이면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해외 기업을 견제할 수단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주요 국가와 마찬가지로 TBT로 기술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2000년대 초만 해도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에 보내는 TBT 통보문이 연간 20여건 안팎이었지만 2000년대 중후반 이후 크게 늘어났다. 2009년엔 201건까지 치솟았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TBT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매년 WTO TBT위원회에 중국 기술 규제를 특정무역현안(STC)으로 제기했다. STC는 WTO 회원국이 국가 간 무역에 심각한 장애가 될 수 있는 기술 규제를 만든 정부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이 마련한 `전자정보제품 오염통제 관리방법(China RoHS)`에 2011년 두 차례,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STC를 올렸다.

한중 FTA에서 TBT 합의 수준이 높아지면 다자 간 협의 구조인 WTO TBT위원회에 비해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해진다. 다자가 아닌 양자 협의기 때문에 보다 빠른 조치가 취해진다. 개별 기업 차원에서는 중국 내 규제·인증에 보다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우리 경쟁국가에 과실을 내줄 가능성도 줄어든다. WTO 구도 아래에서는 중국에 문제를 제기해 개선되면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중국 시장을 노리는 미국, EU 등 경쟁국가도 함께 상승효과를 누리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이러한 효과를 실제로 얻기 위해서는 2단계 협상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우리가 1단계 협상에서 얻은 소득은 보통의 양자 FTA와 유사한 수준의 안건을 TBT 협상 테이블에 올리기로 합의한 것이다. 2단계 협상에서 실질적이고 포괄적인 수준의 TBT 협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산업부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일단 필요한 것을 모두 협의하는 방향으로 이끈 것은 성과”라면서도 “TBT 협상 전망은 미리 밝히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중국과 한국 WTO TBT 통보 현황 (단위:건)

자료:기술표준원

한국, 대 중국 무역기술장벽 대응력 강화 기대…한중 FTA 1단계 협상 완료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