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거대 방송사들이 인터넷 등을 이용한 주문형 시청(VOD) 증가를 이유로 광고료 산정 기준이 되는 시청률 계산 방식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11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폭스, CBS, ABC, NBC 등 미국 4대 지상파 방송 고위 경영인들은 9일 저녁 로스앤젤레스 폭스 방송 사옥에서 회동해 시청률 관련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이날 회동에서 현행 시청률 산정 방식이 정확한 시청률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현재 쇼, 드라마 등 TV 프로그램 시청률은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이 프로그램 방송 당일 저녁에 조사해 이튿날 발표한다. 하지만 PC나 모바일 기기 등으로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보는 온라인 시청자는 방송 당일이 아니라 한참 뒤에도 시청하기 때문에 이런 방식의 시청률 조사에 반영되지 않는다. VOD 방식 온라인 시청자가 많지 않을 땐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게 이들 방송사의 주장이다.
지난해 미국 국민이 VOD 방식으로 시청한 TV 프로그램은 13억 시간에 이르렀다. 이는 2011년보다 40% 증가한 수치다.
폭스의 간판 프로그램 `뉴걸`은 방송 당일 시청한 사람보다 온라인으로 내려받아 VOD 방식으로 본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폭스 관계자는 “프로그램의 성패는 당일 시청률로 판단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방송사들은 VOD 시청을 반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광고료 산정 기준 시청률은 방송 당일 시청률에 방송 이후 3일간의 VOD 시청률을 합산하는 방식이다. 방송사들은 방송 이후 7일간의 VOD 시청률을 합산하는 쪽으로 바꾸자는 입장이다.
광고업계가 이 주장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거대 지상파 방송사가 인터넷과 모바일 시장의 성장세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